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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15 유우 The turquoise morning (「장미의 눈동자는 폭탄」중에서) : 야마시타 토모코 (4)

The turquoise morning (「장미의 눈동자는 폭탄」중에서) : 야마시타 토모코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9/01/15 21:21

네타가 작렬하는 줄거리




'사바흐'는 아침이란 의미라고 합니다.
제목의 <The turquoise morning>은 사바흐를 의미하고, 또 푸른 눈의 제드를 의미하고, 찬란한 이 이야기 자체를 의미하는 게 아닐까 억측을 해 봅니다.

찬란한 제목과는 대조적으로 온통 먹칠과 푸석함으로 점철된 단편입니다.
새카만 프레임 안에 대사 없는 컷들.
마치 카메라가 담은 말 없는 장면들처럼. 움직임 없는 장면들처럼.

24페이지의 단편을 읽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하츠 아키코의 <9개의 밤의 문>이었습니다.
하츠 아키코 만화는 성공률이 반반인데, 그래도 나는 이 사람 만화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9개의 밤의 문>이란 단편이 있기 때문이죠. 아마도 야마시타 토모코 역시 나는 앞으로 어떤 실망을 하더라도 버릴 수는 없을 겁니다. <The turquoise morning>이 있는 한은.

이런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하츠 아키코의 <9개의 밤의 문>이 그렇고,  카타야마 슈의 <노래하는 달>이 그렇고, 우루시바라 유키의 <Mar·man>이 그렇습니다. 가끔은 한 대사, 한 장면 때문에 좋아하는 작품 같은 것도 있고요.

각자 책을 읽는 이유가 있겠지만, 제가 책(만화책이든 소설이든 전혀 엉뚱한 분야의 책이든)을 읽는 목적은 이겁니다. 마음에 남는 대사를 찾기 위해서죠. 궁극적으론 나에게 가장 맞는 문장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지만, 그런 건 정말 세상을 백만 번 살면 한 번쯤 오는 기적인지라, 여기저기서 비슷한 냄새가 나는 문장을 이리저리 굴려 보며 찾고 있습니다. 제겐 이게 바둑에서 말하는 신의 한 수(웃음!) 같은 거예요.


저는 결코 슬픈 결말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인간은 아닙니다. 오히려 꺼리는 편이죠. 하지만 아마도 절망에서 조금 빗겨난 곳, 질서에서 벗어난 곳에 있는 광기라는 이름의 행복(질서 안에 있는 사람에겐 명백히 불행으로 보이는 행복)에 매료됨이 사실입니다. 현실에선 결코 없을, 혹은 '인간'인 상태론 결코 맛볼 수 없는 황홀경에 대한 동경일 수도 있겠습니다.

첫눈에 반해서, 그토록 열망하던 사람의 죽음을 확인한 제드의 그 고통스러운 행복이 북받치는 마지막 장면은 정말 아름답지 않았나요? 이것은 '아름다운 결말'일 망정 '슬픈 결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제드가 짊어져야 할 저주도, 그 순간 사바흐의 작은 애정의 조각을 손에 넣은 것으로 충분히 상쇄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나는 절대로 살 수 없는 그런 고통스러운 삶에 대한 동경. 그런 순간이 오더라도 겁쟁이인 나는 결코 택하지 않을 길. 그러니까 동경할 수 있고,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거겠지요. 그것은 오만입니다. 그래도 나는 조금 부럽습니다. <망량의 상자>에서 누군가가 그랬듯이.


>이프리터를 '여신'이라고 했는데, 원문에도 '여귀신'이라고 나와 있듯이 사실은 '마인'이라 말해야 옳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중동의 어느 나라라고 나오지 않았지만 아프가니스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슨 사건인지 명확히 표기되지 않은 '무시무시한 사건'이 일어난 것이 2001년 9월이니까요. 누구를 미워하면 되느냐고 울부짖는 사바흐의 모습에서 문득 얼마 전에 읽은 <애도하는 사람>을 떠올렸습니다. 이 소설, 결국 나오키 상 받았더군요. 받을 거라고 생각은..했다만. 여하튼 여기서 할 소린 아니지만 수상 축하드립니다, 덴도 아라타 씨. ...그 정신병자 같은 소설 아주 매력적이었어요.

>아랍 특집으로 이걸 그렸다는 사실이 더 마음에 듭니다. 그래, 아랍엔 왕자님이니 석유 부자니 하는 녀석들만 있는 게 아니었어ㅜㅠ 정말 이제 그런 폭군에게 밑도 끝도 없이 잡혀가는 일본인(;;) 따위 싫다. 뻔하디뻔한 소재로 어딘가 약간 어긋난 이야기를 그리는 사람은 꽤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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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