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의 늪/만화-만화가'에 해당되는 글 145

  1. 2010/03/02 유우 [만화] 시귀 1~5 : 오노 후유미&후지사키 류
  2. 2010/01/18 유우 수역(水域) 1화 : 우루시바라 유키 (《애프터눈》 2010년 1월호) (6)
  3. 2010/01/16 유우 회유의 숲 : 하이바라 야쿠 (2)
  4. 2009/11/17 유우 안녕 캐러밴(Good-bye the caravan) : 쿠사마 사카에 (2)
  5. 2009/10/11 유우 ZERO : 후지타 타카미 (2)
  6. 2009/09/25 유우 Yes, It's Me : 야마시타 토모코 (2)
  7. 2009/09/14 유우 야마시타 토모코 신작 두 권 (4)
  8. 2009/08/26 유우 Double Mints : 나카무라 아스미코
  9. 2009/08/23 유우 낙원(에덴)의 트릴 1~6 : 후지타 마키 (4)
  10. 2009/08/09 유우 고스트 헌트 11 : 오노 후유미& 이나다 시호 (4)
  11. 2009/07/08 유우 이게 무슨 반전인가 (2)
  12. 2009/06/03 유우 카타야마 슈 신작★
  13. 2009/05/26 유우 토카게 : 하이바라 야쿠 (4)
  14. 2009/05/25 유우 J의 모든 것 / 소년 시절 : 나카무라 아스미코 (22)
  15. 2009/03/06 유우 완결 붐 & 나카무라 아스미코 (8)
  16. 2009/03/04 유우 란세츠키(嵐雪記), 카타야마 슈에 대한 잡설
  17. 2009/02/15 유우 하늘에 수놓이는 소리(架カル空ノ音) 4(완) : 긴 토리코 (4)
  18. 2009/01/15 유우 The turquoise morning (「장미의 눈동자는 폭탄」중에서) : 야마시타 토모코 (4)
  19. 2008/12/17 유우 프라이빗 짐나스틱스 : 후지 타마키
  20. 2008/11/24 유우 충사 10 : 우루시바라 유키 (2)
  21. 2008/10/25 유우 올림포스 1 : 아키 (4)
  22. 2008/10/13 유우 일루미나시온 : 야마시타 토모코 (2)
  23. 2008/09/29 유우 2008년 만화 (1) (8)
  24. 2008/09/08 유우 붉은 군집(「CAPTAIN RED」 중에서) : 후지타 타카미 (4)
  25. 2008/08/01 유우 우타히메 : 아키 (2)
  26. 2008/07/15 유우 蟲襖(충사 이십경) (2)
  27. 2008/07/14 유우 暴れん坊本屋さん : 쿠제 반코 (4)
  28. 2008/07/14 유우 순정투쟁 : 후지타 타카미 / 학교호텔 : 모리에 사토시
  29. 2008/06/06 유우 이번엔 진짜 연재 (2)
  30. 2008/06/04 유우 아마츠키 화집 金華糖 -작게 만들어봤습니다. : 타카야마 시노부

[만화] 시귀 1~5 : 오노 후유미&후지사키 류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10/03/02 18:01

이미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이 만화에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자신의 악감정이 엄청나게 어리석고 부조리적이란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2권까지 읽고 좌절한 후로 계속 책을 묵혀두다가 드디어 리밴지했습니다.


이 정도로 과감하게 내용을 해체해서 재조립하면서도,
원작의 내용을 거의 건드리지 않았다는 점을 미루어보면
작가가 원작을 얼마나 많이 읽고 고민하고 공부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솔직히 2권까지 읽으면 그냥 원작의 골격을 배끼기만 한 것 같아
작가가 정말 원작을 읽었는지도 의심스러웠지만 3권부터는 과감한 재구성을 시도하면서
연구하고 있다는 느낌이 확 들더군요. 역시 초반에 포기하면 안 되었던 거예요.)

그 점에 대해서 높이 평가해야 하고, 억지스러울 정도로 과감하고 화려한 연출도
'원작이 있지만' 그래도 '후지사키 류다움을 잃지 않는' 부분으로 평가해야겠지요.

교고쿠 나쓰히코마저 패러디 <지귀>를 쓰고 넙죽 사과했을 정도로
오노 후유미 팬들은 엄청나게 보수적인 구석이 있는데,
그들에게 비난 받을 걸 알면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노선을 택한 것에서도
인기작가의 배짱이랄까…소신이랄까…그런 것들을 느끼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이 만화는 확실히 '졸작'은 아닙니다. 꽤 괜찮은 만화입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맞는 만화도 아닙니다. 저 역시 열렬히 환영할 수만은 없는 심정입니다.


여전히 드는 거부감이 드는 이유는
원작의 이미지와는 꽤 다른 캐릭터들 때문이기도 하고
(이 부분은 그래도 익숙해질 여지가 있지만)
후지사키 류 식의 개그와 과장이 섞인 연출 스타일이 저랑 맞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 문제라 익숙해질 것 같지 않아요;)

제반 설명을 담당하는 1,2권은 여전히 좀 피로감이 느껴지더군요.
3권부터는 이야기 자체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어서 속도감이 붙습니다.

소년만화의 느낌을 강조해서, 원작의 미묘한 청년들의 관계(....)를 많이 죽였음에도
여전히 미묘한 그들(.....) 때문에 좀 웃었습니다. 어떻게 각색해도 당신들은.........


아무래도 나츠노가 가장 '소년만화의 히어로' 같아서인지('소년'이기도 하고) 5권까지는 나츠노가 많이 부각되지만, 이 뒷부분은 어쨌거나 누군가 주인공 자리를 넘겨받아야 하는데 그걸 어떻게 처리할지.
또 연이은 비극들(개인적으로는 다나카가의 비극이 가장 좋기도 하고, 신경도 쓰이네요)을 어떻게 '후지사키 류 식'으로 요리할지도 궁금해집니다.

4권의 마지막 즈음의 토오루가 나츠노를 뒤에서 덮치는 장면도 제가 좋아하는 비극 중에 하나인데,
완벽하지 않지만 그래도 확실히 부각시켜 주어서 기뻤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가 굴러갈지. 중간에 토시오 편도 진행되었지만, 아직 그다지 토시오의 감정이 확실히 느껴지지 않는데, 그 부분을 어떻게 개선할지.(어쨌거나 뒷부분의 진행에 토시오의 선동은 중요하니까)
지켜보겠습니다. 욕도 하고 칭찬도 하고, 배울 건 배우면서.


>메구미의 고스로리 복장은 그렇다치더라도 고참 간호사 야스요 씨의 망사스타킹+가터벨트는 받아들이기 어렵네요ㆀ 거참.

>일단 1~5권은 일어판만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7권까지 나온 것 같지만 더 이상 일어판을 모을 생각은 없고, 한국어판을 기다리는 중. 기회가 되면 한국어판 1~5권도 구경해볼까 합니다. 일어판의 빼곡한 글씨 압박에 괴로웠는데, 한국어판도 그건 어쩔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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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2 18:01 2010/03/02 18:01
Posted by 유우

수역(水域) 1화 : 우루시바라 유키 (《애프터눈》 2010년 1월호)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10/01/18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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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월만에 등장한 우루시바라 유키의 신작입니다. 연재를 계속 챙겨볼 수는 없지만 첫화가 실렸다는 《애프터눈》 1월호를 사 보았습니다. 지난호라서(곧 3월호가 나올 시기이니) 체크하고 계셨던 분께는 완전 뒷북이 되겠습니다.

배경이 모호했던 《충사》와는 달리 이번에는 현대입니다.
주인공은 중3 여자아이 카와무라 치나미.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찌는 듯한 여름 날.
운동장을 달리다가 어지럼증으로 쓰러진 치나미는 눈을 뜨자 낯선, 그러나 기묘한 기시감이 느껴지는 산 속 마을에 서 있습니다.
공기가 깨끗하고, 맑은 물이 풍족한 그곳.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물'을 매개로 현실과 그곳을 왔다 갔다 하며 아마도 '어떤 기억'을 연결하는 이야기입니다.(아마도 연발=ㅅ= 1화만 보았으니 어쩔 수 없습니다)
1화에서 나온 단서로는 그곳이 (외)할머니의 고향이고, 치나미도 2살쯤에 가 본 적이 있다는 것밖에는 정확한 정보가 없네요.

1화를 본 감상은. 위의 사진에 있는 표지 느낌 그대로 입니다.
숨막힐 듯한 자연에 대한 묘사가 여전히 무척 아름답습니다.
작가도 말했지만 참 계절과 안 어울리는 이야기지만,
지금의 계절을 잊고 정말 무더운 여름 날 계곡에 놀러간 듯한 기분을 맛보게 하는,
씹으면 조금 씁쓸한 풀 냄새가 날 것 같은 만화입니다.
무대는 다르지만 《충사》의 분위기를 좋아했다면 안심하고 볼 수 있겠습니다.
작가 후기로 봐서는 어쩌면 여름이 올 즈음 끝날지도 모르겠다고 하는데, 역시 정확하지는 않고요.
어쨌거나 월연재라고 하니(《충사》는 격월연재) 여름이나 늦어도 가을에는 단행본을 볼 수 있겠네요^_^


>그나저나 《애프터눈》 2월호부터는 야마시타 토모코의 신작도 연재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BL로 대성한(?) 야마시타 토모코는 사실 《애프터눈》의 신인상으로 데뷔한 작가인데,
아는 사람 알다시피 도작 의혹으로 거의 매장당하다시피했던 어두운 과거가 있어서
(실제로 작품을 읽어 보지 못해서 진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절대로 이쪽에 다시 돌아올 일은 없겠다 했는데. 정말 야마시타 토모코가 뜨기는 떴나 봅니다.
옛날에는 청년지에서 연재 하나 했으면 하고 바라기도 했는데, 작년의 모 작품들을 보고,
이 사람은 BL단편이 가장 어울린다고 마음을 굳힌 고로…… 솔직히 불안합니다=.=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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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8 23:28 2010/01/18 23:28
Posted by 유우

회유의 숲 : 하이바라 야쿠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10/01/16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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回遊の森 : 灰原薬 (太田出版 / 2010年1月)

회유어라는 건 말이지. 먹이나 수온의 변화, 성장 과정에 따라 해류를 타고 생식 해역을 바꾸는 물고기를 말해. 그중에서 본래의 생식 해역을 넘어 흘러가는 것도 있는데, 다다른 곳이 번식하게 적합한 장소라고는 할 수 없지.
대부분이 환경 변화에 버티지 못하고 그곳에서 죽는단다. 그걸 '사멸 회유'라고 하는 거야.
-제7화 <사멸 회유>

오랜만에 오리지널 스토리로 돌아온 하이바라 야쿠입니다.
에로틱F에서 연재한 작품이라 사실 불안이 컸는데, 상당히 무난했습니다.
이러니까 되레 아쉽네요, 쩝. 띠지도 약간 쇼킹한 무언가를 원하는 것 같은데, 사실 이야기 설명 다해 놓은 띠지 때문에 약간 김이 빠졌습니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헉' 하고 놀라야 할 부분을 먼저 알려 주면 어떻게 이 사람들아T_T

일곱 가지 이야기로 꾸며진 옴니버스인데, 각각의 주인공은 정상에서 조금 벗어난 애정을 품은 사람들입니다.
옴니버스인 만큼, 각 이야기에 다른 이야기 주인공들이 살짝 얽혀 있습니다.
저는 이 사람들이 정상인으로 보였지만요. 어쩌면 조금쯤 이상한 것이 정상인 걸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두 편이 마음에 들었어요.

제6화 '유령배'. 애처가인 노교수가 느끼는 은밀한 죄책감.
물에 가라앉는 하얗고 가느다란 손의 비쥬얼이 무척 아름다워서,
그 손을 넋 놓고 바라보는 남자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갔습니다.
죄악이란 이름의 애정, 찌르르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죄와 두려움과 애정이 뒤죽박죽 섞인 감정이 좋습니다.

제7화 '사멸 회유'는 교사와 여고생의 흔한 사랑 이야기예요.
여자주인공 미요의 차가운 성격이 마음에 듭니다. 자칫하면 중2병으로 보일 컨셉이지만요.
언젠가는 사멸될 사랑에 대한 회의라거나, 마지막에 살짝 엿보이는 소녀스러움이 저는 좋았습니다.

장편도 단편도 무난하게 소화해 내는 작가란 참으로 귀합니다.
음, 다음에는 좀 더 파국으로 치달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콜록)
Arcana에 실었던 단편처럼 상큼발랄귀여운 이야기도 좋고요.
뭐가 되었든 앞으로 1년에 2권 정도는 보고 싶다고 하면 너무 욕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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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6 21:42 2010/01/16 21:42
Posted by 유우

안녕 캐러밴(Good-bye the caravan) : 쿠사마 사카에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9/11/1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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さよならキャラバン : 草間さかえ (小学館/2009.09)

9월 야마시타 토모코와 쿠사마 사카에의 非BL 만화가 단행본으로 나왔습니다.
접근 방법이 같았기 때문인지(코노하라 소설 삽화로 보고 반해서 만화책을 찾아 본)
제 안에서 두 작가는 비슷한 부류예요. 뭐랄까 동물적인? 감각적인?
두 사람 다 지극히 BL적이란 느낌이 있어서 非BL 만화를 그렸다는 사실이 좀 이상야릇했는데.

야마시타 토모코는 역시 약간 실패한 기분이었습니다.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역시 BL이어야 용서가 되는 '첫눈에 반하는 도키메키와쿠와쿠'란 텁텁한 뒷맛이 남았지요.
반면 쿠사마 사카에의 순정 만화. <안녕 캐러밴>은 솔직히 말해서 어중간한 BL보다 좋았습니다.
아니, 쿠사마 사카에의 BL이 어중간하다는 건 아니고. 살짝 쇼타(;)를 사랑하는 경향 때문에 쿠사마 사카에의 만화는 좋아하는 것과 약간 꺼려지는 게 섞여있기는 했어요. 그게 순정만화로 표현되니까 거부감이 스르륵 사라진 겁니다.

똑같이 감각에만 의지한 동물적인 만화를 그리는데 쿠사마 사카에의 순정만화가 빛을 발한 이유는
쿠사마 사카에가 가진 독특한 '마법같은 분위기'가 더해져서인지도 모릅니다.
마법이야 말로 비바★순정만화다운 요소 아니겠습니까.

특히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장식하는 기이한 이야기가 '마법 같은' 쿠사마 사카에의 분위기를 잘 살려 줍니다.
이 책은 단편집이라기보다는 연작이란 느낌인데요.
물론 주인공은 바뀌지만, 하나의 공간─평범하지만 '마법이 살아 있을 것 같은'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오토메 스토리입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마을의 두 꼬마와 이상한 시계방 남자+말하는 고양이의 좌충우돌 에피소드예요.
배경이 되는 시대가 현대인지 근대인지 미묘한 분위기인 것도 마음에 듭니다.

특별하지 않지만, 소소한 두근거림. 강렬함을 추구하는 BL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그런 일상적인 감정과 따뜻함이 녹아든 판타지.
개인적으로는 삼촌을 좋아하는 소녀의 이야기인 <오늘은 일진도 좋은데(本日はお日柄もよく)>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한 살 때 세상을 떠난 아빠. 씩씩한 엄마와 둘이 살던 하루코 앞에 나타난 낯설기만 한 남자.
아빠의 남동생 료헤이, 어린 하루코가 사랑에 빠지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여자아이는 삼촌에게 쓰고 있는 안경을 달라고 떼를 쓰는데, 그 안경을 받아든 그 순간,
안경대에 남아 있는 체온을 느끼며 마치 '신체의 일부를 건네받은 것 같다'라고 표현하는 그 오토메함!
메가네 페치가 아니고서 이런 대사를 날릴 리가 없다는 확신이 드네요. 후훗. 메가네 페치 동지로서 무척 기뻤습니다=ㅅ=

하루코는 그날부터 줄곧 료헤이만 보고 사는데 주변에서는 모두 그건 다른 종류의 애정이라고 말합니다.
남녀간의 사랑은 좀 더 태풍 같은 것이라고요.
엄마의 재혼이 결정된 날, 계단에서 굴러 병원에 입원한 료헤이. 문병간 하루코에게 무심코 진심을 흘리는 료헤이.

그렇구나. 이 사람 마음은 줄곧 엄마 거였구나.
가슴이 답답하고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태풍이 왔다.

료헤이 마음속 태풍을 깨닫는 그 순간, 하루코의 마음에도 태풍이 찾아온 그 순간이
꼭 <핀업스타>에서 주인공이 모든 것을 깨닫는 그 순간처럼 저를 요동치게 만들었습습니다.
전혀 다른 분위기의 이야기인데 말입니다.
말해 두지만, 두 사람은 피도 섞이지 않았고(아빠와는 부모님의 재혼으로 형제가 된 거라)
호적상으로도 문제가 없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그런 반인륜적인 이야기가 아닙니다(웃음).
그래도 어쨌든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은'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던 거지만.
하루코가 아주 진취적이니 료헤이는 결국 끌려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뒤의 다른 단편에 슬쩍 두 사람의 애정이 잘되고 있음을 암시하는 장면이 나왔고요, 호호호.

보너스인지 살짝 BL스러운 단편도 하나.
뭐, 어쨌든 응원해 주고 싶은 커플들 뿐이네요. ..... 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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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7 16:21 2009/11/17 16:21
Posted by 유우

ZERO : 후지타 타카미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9/10/1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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ゼロ : 藤田貴美 (幻冬舎コミックス/2009.09)

<EXIT> 연재를 버려 놓고 작년에 뭔가 열심히 그리더니 그 결과물이 단행본이 되어 나왔습니다.
이게 얼마만에 나오는 신작인가요. 반가움에 몇 번이나 다시 읽었습니다.

제6국의 공주가 구출되었다. 이름은 비비에나, 당시 7세.
제2국에 인질로서 시집가서 13년째 되던 해의 일이다.

"들었어? 제2국 포로 이야기!"
"그래, 그래. 도저히 믿을 수가 없더라고. 그 이야기 진짠가."
"혼례 날에 시종의 증거로 낙인을 찍었다는군."
"아직 쪼그만 어린애였잖아. 그것도 여자애."
"따라간 유모는 왕의 측실로 삼고 신부의 방은 구출될 때까지 햇빛도 들지 않는 지하감옥…
연회석에서는 성에서 기르는 사나운 짐승들에게 공주를 쫓게해 놓고 그걸 왕족들이 웃으면서 술을 마시며 구경했다지?"

7살의 나이에 정략 결혼으로 제2국으로 시집간 제6국의 왕녀 비비에나(ビビエナ).
혼례날 노예의 낙인이 찍히고 13년간 지하 감옥에 갇혀 왕족의 유흥거리로 살아온 비운의 공주님과,
13년만에 고국의 병사들에게 구출된 공주를 제4국의 왕에게 운반해 주는 의뢰를 받은 외눈의 운반상 장(ザング),
그리고 공주님의 호위 토키오(トキオ).

세 사람의 기묘한 여행을 담은 한 권입니다. 정략 결혼의 비극과 영원한 로맨티스트의 이야기라고 하면 너무 비약일까요. 여하튼 설정 자체는 클리셰하고, 토키오의 정체도 처음부터 어쩐지 알 것 같지만, 후지타 타카미와 사막은 왜 이렇게 어울릴까요. 텁텁하고 까끌거리는 이 모래 씹는 맛.
달콤한 모래를 목으로 넘기는 그런 맛.

네타를 하자면 공주님은 물론 진짜 공주님의 대리이고, 호위인 토키오가 진짜 비비에나.
(참고로 표지의 저 멋진 청년이 토키오입니다=.= 즉, 공주님.)
운반상 장은 실은 제4국 왕실의 정통을 잇는 왕자로 비비에나의 진짜 약혼자. 그러나 약혼하는 날 배다른 형의 반란으로 시력을 잃는 중상을 입고 쫓겨나 떠돌이처럼 살아왔지요.


만남은 13년 전, 단 한 번. 드리워진 장막 안쪽에 있는 어린 소녀와 바깥쪽에 있는 소년.
장막 밖으로 나와 긴장한 소년의 손을 잡아 준, 역시나 긴장해서 차가웠던 손만이 두 사람 기억의 전부.
소년은 얼굴 반쪽과 시력을 잃고, 소녀는 목소리를 잃었지만
다만 그 손의 체온만이 서로를 지탱해 온 한 가지.


사람 말도 잊어버리고, 인간다운 행동도 잊어버리고, 바깥 세상이 마냥 신기하기만 한 공주님…이라기는 한 마리 늑대 같은 아가씨의 천진함도 좋고. 비겁하지만 악착 같이 살아온 비뚤어진 남자의 순정도 좋습니다.
……… 내가 어쩌다 이런 진득한 순정 만화를 그리는 사람을 좋아해가지고.

아쉬운 것은 세계관에 대해 좀 더 나왔으면 했다는 것과,
두 사람 외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알고 싶었다는 것.
진짜 왕이 되고 싶어 몸부림 치는 제4국의 현재 왕(장의 이복 형)도,
자신의 처지에 너무나 담담한 비비에나 대리역을 맡았던 여자─비비에나의 '이복 언니',
사지인 줄 알면서 자신의 자식을 정략결혼의 말로 삼은 왕비─자신 또한 정략결혼의 희생자인.

나오는 인물 모두 로맨티스트가 아닌 자가 없으니, 이것참 미칠 노릇입니다.
이걸로 한 달은 버틸 수 있을 것 같은데,
자, 이제 슬슬 <EXIT> 다음 권도 내주시죠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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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1 20:17 2009/10/11 20:17
Posted by 유우

Yes, It's Me : 야마시타 토모코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9/09/25 17:27

누구나가 뒤돌아본다.
아아, 부러워.

다른 사람들이.

"젠장 나를 돌아볼 수 있다니 미치도록 부럽다고. 나도 나랑 길에서 마주쳐서 뚫어져라 보고 싶어. 어째서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지 않은 거야!"

-<Yes, It's You>


미치도록 웃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경우를 한번도 당한 적 없는 나르시스트 남자의 이야기.
그렇다고 재수가 없다거나 한 건 아니고,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바보?(..)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텐넨 캐릭터예요.

앞서 나온 신간 두 권에 철저히 실망하고 나가떨어져 있어서
이번 책이 평균점이라 해도 그다지 기대가 되지 않았는데, 설마 개그 단편집인 줄은 몰랐습니다.
그냥 대놓고 개그더라고요… 광고 문구부터.

에로는 전무하니 그쪽(?)을 찾는 분은 패스하셔도 되고요.
저는 밝고 반짝반짝해서 좋았습니다. 지금까지 무거운 단편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봐요.
역시 야마시타 토모코는 야마시타 토모코의 개그 센스가 빛을 발하는 이야기가 좋네요.
한마디 한마디가 사랑스럽습니다.

한 가지 불만인 점은 미묘하게 그림이 예뻐..진다고 하기는 그렇지만, 무난해지고 있네요?
'못난 그림'의 카테고리에서 점점 빠져 나오고 있달까. 첫 번째 단편의 주인공은 무려 귀여움.
안 되는데. 이러면 안 되는데ㅜㅠ 당신은 모든 캐릭터의 야쿠자화가 매력인데ㅜㅠ


덧1)초판에는 페이퍼를 끼워 준다니 사실 뿐은 빨리 사셔요>_<(별 내용은 없습니다;)

덧2)후기를 보니 야마시타 토모코가 미대 출신이란 이야기가 얼핏 나오는데, 시스털님께 책을 보여 주면서 '이 작가 미대 출신이래'라고 말했더니 냉정하게 한마디.
"뭐? (그림 안 그리고) 조각(만) 했대?"

....우리 언니지만 너무 좋다ㅜㅠ 으하하하하하하핫.
뭐, 인체 비율이 이상하고 그런 건 아니니까;; 그냥 얼굴이 야쿠자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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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5 17:27 2009/09/25 17:27
Posted by 유우

야마시타 토모코 신작 두 권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9/09/14 17:40

<Love, Hate, Love> / <Mo' Some Sting>

결국 제가 좋아하는 건 위선적인 이야기예요.
하기야 어떤 이야기가 위선적이지 않겠습니까만은.

위선적인 이야기가 울리는 감동의 끝자락을 찾는 게 좋아요.
위선이란 걸 알지만 위로받는 순간이 좋습니다.

하지만 '아, 위선이다'라고 생각하면(자각하면) 모든 것이 끝입니다. 디 엔드.
이야기 속에서 튕겨져 나온 저는 멀뚱거니 이야기 밖에서 위선을 봅니다.
더 이상 이해의 범주 내에 있지 않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좇으며 토할 것 같은 현기증을 느낍니다.


야마시타 토모코의 만화가 처음부터 100점이었던 건 아닙니다.
<주점 아키라>는 재밌었지요. 재밌지만 크게 마음을 울렸던 것은 아닙니다.
어느 순간에 이 사람이 100점짜리로 과대포장되고 만 걸까요. 어쩌면 잘못은 그렇게 멋대로 평가를 부풀린 나 자신에게 있을지도 모릅니다.

분명히 야마시타 토모코의 몇 작품은 100점 그 이상의 빛을 발하고,
그녀의 센스는 숨은 대사 하나하나에 힘을 실어 줍니다.

하지만 저는 기어코 이번 두 작품을 읽으면서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아, 위선이다.
사랑이 야쿠자를 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을 구할 수는 없습니다. 당연하잖아요? 사랑으로 뭐든 이루어지면 그건 다 위선입니다.

아, 위선이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가슴을 뛰게 했던 대사들이 무의미하고 무질서한 말의 나열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디선가 보았던 대사를 좀 더 포장해서 나열했을 뿐인 거짓말 상자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만. 어쩌면 이런 날이 오기를 바랐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저는 이제와서 야마시타 토모코를 버릴 수도 없습니다.



>이번에 나온 <장미 폭탄> 드라마CD는 정말 너무 좋았고요. 아마 앞으로 나올 것들도 기대해도 좋겠지요. 아주 조금 거리를 두고 돌아볼 때인 것 같아요. 아주 조금. 그래도 너무 멀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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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4 17:40 2009/09/1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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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uble Mints : 나카무라 아스미코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9/08/2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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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츠오, 너 나랑 죽을 수 있어?"

이치카와 미츠오와 이치카와 미츠오.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사람.
이름이란 건 하나의 주술이라고 우리 세이메이 씨가 이야기했던가요. 꼭 그 말처럼 같은 이름으로 묶인 두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같은 이름이란 가진, 같은 영혼을 가진 두 사람의 이야기.

"얼굴은 안 때려 들키면 위험하니까. 얼굴에 상처라도 남으면 책임져야 하잖아."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서 처음 읽었을 때 신경도 쓰지 않았던 이 말이
두 번째 읽을 때 머리를, 가슴을 거세게 칩니다. '얼굴에 남은 상처'로 책임지라는 남자도, 정말 책임지는 남자도 대체 왜 이렇게 사랑스러울까요.
서로가 서로에게 한 말 한마디조차 무가치하거나 무의미함을 내포하지 않은 꽉 들어찬 순수함 때문일까요.
순수한 도취야말로 이 판타지적인 에로티시즘의 정체인 걸까요.

'여자를 죽였다'는 전화 한 통을 받고 달려나간 미츠오. 그렇게 몇 년만에 재회한 두 사람.
이야기는 시종 '죽은 여자'처럼 몽환적이지만, 흑백 명함이 분명한 그림처럼 강렬하고,
순수하고 추하고 아름답습니다.

권총이 나오고, 갱이 나와서이기도 하지만, 이 몽환적인 아름다움 때문에 저는 <리오우>를 생각했습니다.
아니 <내 손에 권총을>이 더 어울리겠군요. <내 손에 권총을>의 마지막 장면의 그 숨막히던 기분을 조금씩 되새김질 하는 듯한.

─태고에는 세 종류의 인간이 있었다.
남자와 여자와 구체 모양을 한 양성.
양성은 힘이 세고 오만해서 신들의 분노를 사 그 몸이 두 개로 나뉘어 버렸다.

그렇게 두 개로 나뉘어 버린, 그렇다고 다시 하나가 되어 봤자, 무엇이 되는 것도 아닌, 미츠오와 미츠오.
그 무의미한 애틋함이 저는 정말 좋습니다.

이런 뜬구름 잡는 표현으로밖에는 저는 나카무라 아스미코의 만화를 표현하지 못하겠어요. 재주가 없는 건지, 콩깍지가 단단히 씌인 건지.


어두침침한 본편과 달리 같이 붙어 있는 단편은, 딸기가 먹고 싶어지는 무척 귀여운 이야기라 한참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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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6 14:53 2009/08/26 14:53
Posted by 유우

낙원(에덴)의 트릴 1~6 : 후지타 마키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9/08/2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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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타공인 초 불행 체질 고교 1학년 리츠는 학교 기숙사에 들어가는 것을 계기로, 탈 불행, 탈 재난을 염원했지만, 학교 안에서도 유명한 천재이자 문제아인 타카무라와의 운명적인 만남 이후 리츠는 더욱 커다란 수난을 맞이하게 되는데!?

밑도 끝도 없이 보통 학생이었던 여자애가 학교 내 초 엘리트만 들어갈 수 있는 기숙사에 들어가게 되고, 갑자기 음악과로 전과를 하게 되고, 게다가 초 절정 꽃미남이지만 성격도 극악인 비뚤어진 천재 음악 소년과 같은 방을 쓰게 된다는.. 알고 보니 여자애도 타고난 목소리를 가졌다느니. 뭐야, 이 만화는!
이런 만화가, 이런 만화가.

왜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단 말입니까. (털썩)
줄거리를 보면 대체 어디가 재미있을지 전혀 짐작도 가지 않는데요!

대체 왜 재미있는 거죠. 어떻게 재밌을 수가 있는 거죠. 이건 다 사기예요.
언제나 '리리컬 로맨스'(정체 불명)를 추구하는 작가 후지타 마키가 리리컬한 설정으로 돌아왔습니다.

설정이 이렇게 리리컬하고 할리퀸한데 뚜껑을 열어 보면 불운한 여자주인공이 성격이 금수만도 못한(..) 남자 주인공을 무심코 밟고 마는 불행한 사태로 시작되는 조교(助敎) 만화. 3,4권부터는 작가도 리리컬은 포기한 듯 다음을 기약하고 있습니다. 포기가 너무 일러요!(하지만 리리컬은 너무 멀다!)

어쨌거나 불행을 짊어지고 위에 구멍까지 뚫린 리츠가
타카무라와의 만남으로 지금까지의 불행을 모두 날려 버릴 초특급 불행에 휘둘리게 되는 눈물 없이 볼 수 없는(←너무 웃어서 흘리는 눈물이라는 소문도) 만화입니다.

후지타 마키의 전매 특허, 씩씩하고 불행한 여자주인공 너무 좋아요! 성격 둥근 캐릭터가 단 한 마리도 등장하지 않는다니 훌륭하지 않습니까? 흑흑. 물론 성격 나쁨의 최고봉은 금수만도 못한 남자주인공이지만..=.= 예상대로 이 녀석 실은 꽤 착한 놈입니다. 그게 바로 순정만화 정석의 무네큥이죠.

순정만화의 모든 정석을 다 밟는데도, 제법 귀여운 그림인데도, 뭔가 미묘하게 정통 순정 만화에서 아주 멀리 비껴가 버리는 후지타 마키의 재주를 저는 사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이런 만화에서 당연히 나오는, 비뚤어진 남자 주인공의 비뚤어진 형님들. 당연히 형님들은 모두 여자 주인공에게 관심을 보이고♥(으하하하하하하하)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여자 주인공의 쌍둥이 여동생(아마 악역)도 나올 예정=.=

이런 닭살 돋는 설정을 전부 개그로 소화해 낼 수 있는 이 작가가 너무 좋습니다. 남자 주인공과 사이는 최악, 성격은 닮은 듯한 큰형님도 좋고요. 남자 주인공을 똥개 부르듯 "末の"라고 부르는 쿨한 모습에 반한 나는.. .... 정상은 아닌갑다..=.=


<이런 사람에게 추천>
순정 로맨티카의 메인 커플도 좋아하는 사람(단, 에로는 없습니다. ... 애정표현이 더 폭력적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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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3 15:25 2009/08/2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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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헌트 11 : 오노 후유미& 이나다 시호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9/08/09 17:32


ゴーストハント 11 : 小野不由美 & いなだ詩穂 (講談社 : 2009年08月)

드디어 한 권 남았습니다. 11권은 연기되는 일도 없이 바로 나와서 깜놀. 가냘픈 책 두께에도 깜놀. 한정판인데 묘하게 허접한 케이스에도 깜놀.
그림이야 이미 9권부터 불안해서 10권에서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인지 11권은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습니다.
단지 전개 방식은 서두르는 게 보여서 좀 아쉽네요. 소설 원작보다 만화를 더 좋아한다고 떠들고 다니는 저로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어쩐지 콘티에 공들이지 않은 듯한 페이지가 곳곳에서 눈에 띄어요.

그럼에도, 재밌었습니다. 엉엉.
이번 권으로 10권부터 이어진 폐교에 얽힌 이야기들은 끝났고,
12권은 드디어 소장님 분신의 정체(!?)가 밝혀집니다.
사실 전성기 때 이나다 씨 그림으로 문제의 그 장면을 보고 싶었는데, 아쉽지만 어쩔 수 없죠.
짜게 굴지 말고 성대하게, 하지만 나르답게 쿨하게 그려 주었으면.

네타를 하자면 이전부터 여러모로 훌륭한 능력을 발휘해 온 마이가
처음으로 단독 해결하는 이야기인데, 11권 마지막에 다함께 놀리듯이 마이에게 잘했다는 눈빛을 보내는 장면이 있어요. 스님은 스님답게 머리 부비부비>_<(아, 저 정말 남자가 머리 부비부비..너무 약하다는ㅜㅠ) 역시 나르는 쿨~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스윽 지나가면서 "수고했어" 한마디. 고노 테레야상~♬(푸풉)
하지만! 하지만! 무엇보다 린 씨가 희미하게 웃어 주는 장면이..! 고 작은 컷으로 저는 모든 걸 다 보상받은 기분입니다. 으어어;ㅁ;그치만 전체 통 틀어서 이 장면까지 합쳐도 린 씨 등장은 두 세컷입니다. 왜냐면, 10권에서 제일 먼저 실종되었기 때문이죠! 으어엉.

한정판 CD 후편 문제도 있으니, 여기저기 압박이 들어 올 테고, 12권은 그렇게 긴 텀은 아니리라 믿습니다.
그렇다고 꿀떡꿀떡하지 말고 마지막까지 애정을 쏟아 부어 주세요.


그리고 문제의 한정판 드라마CD.
내용은 10~11권 중반까지. 음, 뭐랄까. 무난합니다. 그럴 줄 알았지만^^;;;
짧막하게 코멘트들이 있는데 오카노 상 코멘트에

타니야마 상과 시부야 상의 목소리를 들으니 '와아 돌아왔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라는 문구...에 괜히 눈물이 핑도는 저는 오카노 파슨이라고 해 주십샤..=.= 내 안에선 당신도 나르인데..!ㅜㅠ
그 문제 이전에, 미묘하게 타이 상과 오카노 상 목소리 느낌이 비슷하게 느껴져서 가끔 누가 소년이고 누가 나르인지 헷갈리는 나는 성우팬 자격 박탈..?

옛날에 나르의 모델이 시오자와 상이란 것에 대해 그건 아니다 싶었는데 새삼, 새삼 들으니 시오자와 상이 정말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도 시답잖게 했습니다. 이제는 어쩔 수 없다지만, 왜 예전에 나왔던 주상 관련 드라마CD에도 시오자와 상이 참가한 게 없는지 아쉽기도 하고요. 주상이 꿈에 그리는 그 목소리로 저도 느껴보고 싶었는데요.(쓴웃음)

마이 역의 나즈카 상은 여전히 연기를 못하더군요. .... 개인적으로 목소리가 어울리고 안 어울리고를 떠나서 연기력만이라도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ㅜㅠ
와하하. 더 이상 할 말이 없음.(묵념) 개인적으로 애니 성우진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역시 나리켄의 린 씨일 듯. 아아, 린 씨 어울려요>_< 대사는 없지만;;
내용은 만화책 그대로라 딱히 꼬집을 데는 없지만, 분량이 넘쳤는지 안 그래도 급하게 진행되는 만화를 더 급하게 진행되도록 편집해 놔서. 좀 미묘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대체로 무난.


마지막으로, <'악령 사냥~고스트 헌트~>를 꺼내 다시 들었습니다. 역시나 무섭네요.
지금 '오리키리'랑 '우라도' 두 편 들었는데 우라도는 역시 압권입니다. 드라마CD인데 그냥 낭독 CD 듣는 것처럼 상황 설명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는 게 거슬리지만 전체적인 퀄리티는 여전히 좋아요. 호러물답고요.
그리고 미야무라 상의 마이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귀여워요;_;
타이 상의 나르보다 약간 조용하지만 때때로 신경질적으로 올라가는 오카노 상의 나르는 두말할 것도 없이 나르나르시캇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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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9 17:32 2009/08/09 17:32
Posted by 유우

이게 무슨 반전인가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9/07/08 12:41

실은 몇 달 전부터 사람들에게 말도 못하고 혼자 좋아하던 만화가 있습니다.
전부터 오며가며 봤던 작가이고, 다루는 소재가 꽤 취향이며, 그림도 나쁘지 않지만
어딘가 미묘하게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오라를 풍기는 작가라 계속 피하고 있었는데요.
(싫어하는 데는 이유가 없다=.=)

어느 날 심심해서 읽어 보니 이게 너무 재미있어서..ㅜㅠ
하지만 차마 내가 이런 만화 좋아한다고 말도 못하고..ㅜㅠ
어차피 좋아한다고 난리쳐 봤자 사람들은 모르는 만화 일 테고..ㅜㅠ
그치만 너무 재미있고..ㅜㅠ

이 만화만 그럴 거라고 생각했는데 또 심심해서 사 본 다른 만화도 재미있고..ㅜㅠ


그런 마음의 갈등을 품으며 새로 도전한 만화의 뒷권을 사려고 쇼핑몰에 검색하니.



....!


한국어판이 있다...!

대충 검색해 보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작품이 다 들어와 있군요.
훗, 나는 바보...ㅜㅠ 일단 마음에 드는 작품은 덮어 놓고 한국어판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버릇이, 실은 있습니다, 저;; 일어판이 교보에 남은 재고가 있기에 전화 예약하고 달려가서 찾아오고..한 게 다 바보짓이었다는. 그냥 인터넷으로 한국어판 주문하면 되었다는.

.... .......... .......

다른 사람은 모르는 만화가 아니라 나만 모르는 만화였다는.
좀 우울합니다. 우울하니까 <키잭>은 뒷 권 구매 보류, 쳇ㅜㅠ


>좋아하고 있는 그 작가는 시오미 치카예요. 그렇게 메이저한 작가는 아니지만, 관심 없던 저도 꽤 오래 전부터 하나유메 등지에서 봐 왔던 작가이니 아는 사람은 알 것 같군요.
그런데 정말 만화책을 펼칠 때마다 '내가 좋아할 만한 작품(그림)은 아닌데..'란 생각이; 그치만 재미있어요ㅜㅠ 제가 구한답시고 뛰어다녔던 책은 <라세츠의 꽃>. 쿠류(전 그냥 구룡이라고 불러요ㆀ)란 캐릭터가 너무 세이시로(도쿄 바빌론)예요! 생긴 것도 엇비슷해서 등장하는 순간 라스보스의 분위기를 풍풍, 훗훗.ㅜㅠ 정작 남자주인공에는 별 관심 없습니다. 좋은 놈 같아요. 살짝 츤데레?


사실 지금 가장 무서운 건 실은 옛날에 (해적판으로) 봤던 작가일 가능성도 높다는 겁니다.
아니야, 어쩌면 라이센스로도 봤을지도 몰라;(가능성 농후~) 집에 옛날에 샀던 책만 없음 되죠, 뭐ㅜㅠ 설마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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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8 12:41 2009/07/08 12:41
Posted by 유우

카타야마 슈 신작★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9/06/03 09:42

드디어 시동이네요>_<
이번에도 제로섬에서 연재한다고 합니다.
아직 잡지 광고는 안 나왔으니 연재 시작은 빨라야 여름, 가을이 되지 않을까 싶지만.
<란세츠키> 마지막에 많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그런 거 전부 훌훌 털어 버리고
충실하게 준비해서 돌아왔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란세츠키>가 끝나고 어영부영 계속 사 보던 제로섬에 대해서도 명분이 다시 생겼습니다.(웃음)
이번 작품은 배경이 다이쇼 말-쇼와 초라고 하니, 그 분위기가 또 기대됩니다.

시국으로 봐서 굉장히 미묘한 때이기도 하고, 소재에 따라 껄끄러운 작품이 될 수도 있겠다 싶지만
기본적으로 지금까지의 카타야마 슈가 추구하던 노선이라면 무난하지 않을까 싶어요.
카타야마 슈의 몽환적인 다이쇼 로망 좋아합니다.
작가 블로그에 올라온 그림으로 보아 제복을 입은 청년이 나오는 듯?! 오오, 학생모자에 망토다 망토~.

이 기회에 홈페이지도 다시 전부 열렸으면 좋겠다는 바람 하나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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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3 09:42 2009/06/03 09:42
Posted by 유우

토카게 : 하이바라 야쿠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9/05/26 17:45


신간도 사 놓고 못 읽고 있는 주제에 무슨 필이 받았는지 토카게 1~3권을 꺼내 읽었습니다.
재밌다!! 엉엉, 하이바라 누나의 색기 넘치는 그림 너무 좋은데, 대체 언제쯤 또 그려 주실 건가요.
사내 냄새 풀풀 풍기는 거 말고, 요런 예쁜 누님 나오는 만화로 어서 돌아와 주셔요;ㅁ;

물론 토카게의 매력은 헐벗은 글래머한 몸매에도 있지만, 그 얼굴에서 풍기는 남자의 표정(게다가 폭군!!)에 있지만요.

살아도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소년 시노부와
죽지 못하는 저주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 원령 토카게.

죽어도 상관 없는 것과 죽고 싶은 것은 전혀 다른 문제죠.
그런 두 사람이 아둥바둥 주고받는 말이며 행동들이 귀엽습니다. 느리지만, 아마도 자신들도 느끼지 못할 만큼이겠지만 변해 가고 닮아가는 모습이 웬지모르게 풋풋하고요. 아니, 어쩌면 두 사람은 처음부터 닮은 꼴이었을까요.

등교거부아인 시노부는 세상과 차단되어 살지만 유일하게 이웃에 사는 누나 유카만은 잘 따르는 소년입니다. 그에게는 유일무이한 존재였던 유카가 별안간 교통사고로 떠납니다. 시노부는 유카의 시체 옆에서 조용히 그녀가 되살아나기를 기다리지요.

한편 토카게는 남들과 다른 추한 모습으로 태어나 버려진 아이였습니다. 그를 가엾게 여긴 사람은 쌍둥이 누나뿐이었습니다. 신 내림을 받고 '신'이 된 누나를 먹고 토카게는 영원한 생을 얻습니다. 시체의 몸을 빌어 살아가는 그가 처음으로 옮겨간 육체는 바로 자신이 먹은 누나의 몸이었습니다.

이 설명만으로도 제가 왜 좋아하는지 아신 분은 조용히 저랑 면담을. 너무 많은 걸 알고 계세요=.=
호호, 사실 뭐 전 내용이 어떻게 굴러가든 저 설정만 있으면 80%까지 모에도를 올릴 수 있습니다만.
이 만화의 훌륭한 점은 첫 오리지널 책인데 전개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점이에요.
속도감 있는 전개와 복잡한 듯 어지럽지 않은 칸 분배, 무너지지 않는 그림. 대체 이런 사람이 왜 숨어 있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여하튼 이런 '누나 바보' 두 사람이 모여서 몰려드는 적들을 물리치는 이야기..라고 하면 좀 이상하지만, 아마도 그런 이야기입니다; 당연하지만 마지막엔 영생의 저주가 풀리고 보통 인간이 된 (그러나 여전히 폭군인) 토카게와 학교에 꼬박꼬박 나가게 된 (그러나 여전히 시니컬한 꼬마인) 시노부가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뜻깊은 이야기인데요. 여기서 모에인 건, 동지 같은 두 사람이지만 시노부 성격상 딴 여자를 좋아하게 될 것 같지 않고, 토카게도 시노부가 귀여워 죽으려고 하니. 아마 장래에 두 사람은 다른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65%?(생각보다 낮나요?) 성격으로 봐서 시노부는 좋아해도 혼자 소녀처럼 두근거리기만 할 것 같으니, 토카게가 덮치는(;;) 전개가 될 터인데.. .. ... 전 그게 좀 모에에요. 히힛.
성격은 와일드 그 자체지만, 나름 여자 몸이 된 것도 즐기는 토카게ㆀ 아마도 주도권을 시노부에게 넘기는 날은 오지 않을 듯. 시노부, 힘내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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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6 17:45 2009/05/26 17:45
Posted by 유우

J의 모든 것 / 소년 시절 : 나카무라 아스미코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9/05/25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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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の総て 1~3 : 中村明日美子 (太田出版)
ばら色の頬のころ : 中村明日美子 (太田出版)

나카무라 아스미코의 흑역사 중 가장 밝은 역사(!) <J의 모든 것>입니다. 나카무라 아스미코는 <동급생>으로 대중에게 알려졌고, 요즘은 학센샤 쪽에서 순정 만화로도 데뷔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동급생>이라 하면 요즘 보기 드문 순수함이 아주 담백했고, 두 권이 나와 있는 순정 만화 단편집도 독특한 소재와 개그가 참 보기 편한 만화였습니다만.

사실은 이 작가, 엄청나게 마니악한 과거를 가지고 있었더랍니다.

나카무라 아스미코 흑역사에 대한 길고긴 주저리

그리고, 바로 이 <J의 모든 것>이 그로테스크 에로와 무난한 상큼함 중간에 위치한 만화입니다.
나카무라 아스미코가 어떻게 그로테스크 에로에서 상큼함으로 가는지 과정을 볼 수 있는 만화이기도 하고요.


제목대로 J라는 사람의 반생애를 다룬 이야기이고,
강하고 사랑스러운 오카마가 그리고 싶다던 기획 의도처럼 정말로 눈물나게 사랑스러운 이야기입니다.

배경은 1950년대~1960년대 초. 마릴린 먼로가 되고 싶었던 J의 이야기.
성인이 된 딸이 J에 대해 회상하는 걸로 시작하는 도입부분이 어쩐지 뉴욕뉴욕을 떠오르게 합니다.

"실은 나 엄마가 두 사람 있어."
"응? 나아 준 어머니랑 길러준 어머니?"
"아니. 나, 두 사람의 엄마로부터 태어났어. 들어줄래? 내 엄마의 이야기…"

1권은 J와 폴이 만난 10대 시절 이야기
2권은 뉴욕의 한 바에서 제법 인기있는 여장가수로 먼로의 노래를 부르는 J의 이야기
3권은 마릴린 먼로의 자살과 폴과의 재회
마지막으로 외전격인 <소년 시절(ばら色の頬のころ)>은 폴과 견원지간이자 넉넉한 친구인 모건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로, 13살의 폴과 모건의 이야기입니다. 아직 J가 그들의 삶에 등장하기 전이지요.


<뉴욕뉴욕>을 그저 BL이라고 말하기 찝찝한 것처럼, 이 책을 단순히 BL이라고 단정짓기는 조금 꺼려집니다. 우선 J라는 존재를 남성이나 여성으로 규정 지을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어릴 적부터 자신을 여자아이라고 생각해 온 J. 자신이 어머니와 다른 몸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무시하려 했던 J. 여장남자라고 따돌림을 받아도 아버지의 사랑 속에 자신의 끼를 펼치던 J. 마릴린 먼로가 되고 싶었던 J.
산업화의 파도에 밀려 실업자가 되어 알코올에 빠진 아버지에게 자신의 몸을 열고, 어머니를 미치게 한 J.

뻔뻔하도록 아름다운 J의 마음은 그런 가느다란 상처투성이입니다. 1권은 귀여운 학원물 느낌이고, 2권이 그로테스크 에로에 가까운데, 2권을 읽고 있자니 모든 상황 하나하나가 그를 갉고, 침식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3권과 외전은 제법 밝아진 나카무라 아스미코를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이 밝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흑역사 중에서도 이 작품이 돋보이는지도 모르겠네요.

이 작품의 캐릭터들은 하나하나 비겁하고 서툴지만,
동시에 모두 어딘가에서 상처 입었고 서로를 치유해 줄 따뜻함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저는 무척 마음에 들어요.

남자들의 환호성에 도취한 듯이 보인 J가 원하던 것은 결국은 자신만을 독점해 줄 누군가의 애정이고, 무언가에 대한 애정을 억압받으며(혹은 스스로 억압하며) 살아온 폴에게는 눌러왔던 자신 안의 사랑을 쏟아부을 대상이 필요했으니 두 사람은 천생연분입니다. 요는 첫사랑과 이루어진 바보 커플 이야기(웃음).
그 외 등장인물들도 모건은 말할 것도 없이, 폴의 이모나, 아더도 실은 다 너무 좋은 사람들입니다.

인간은 약하지만 강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 줍니다.
J가 가장 동경하고 되고 싶었던 마릴린 먼로의 충격적인 죽음이, J의 새로운 시작이 되는 신호탄처럼 쓰인 것은 꽤 아이러니합니다. J는 완벽한 여자는 아니었지만, 진짜 여자였던 먼로는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일까요.

"나는 네가 좋아. 그것만으로 안 돼? 그것만으론 둘이서 살아갈 이유가 되지 못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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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5 21:13 2009/05/25 21:13
Posted by 유우

완결 붐 & 나카무라 아스미코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9/03/06 10:27

새봄 맞이 완결 붐?

카카루 소라를 주문하고 받아 보니 완결이라 '헉' 소리 나게 하고,
란세츠키야 완결한다고 몇 달 전부터 이야기하고 있었고,

그런데 어제 받은 전국바사라2도 4권으로 완결이네요.
무슨 히데요시가 이렇게 맥없이 돌아가시냐o<-< 힘 빠지긴 하지만 하이바라 누님 이제 전국바사라에서 벗어났으니 새 작품 좀 그려 주시라♥ 전국바사라는 우락부락한 아저씨들(..죄송)이 많다보니(악의 근원은 히데요시닷!) 하이바라 특유의 요염함이 도통 나오지 않고..ㅡㅠ(후반으로 가면 그냥 그림체가 변한 것 같기도;;) 나이스바디 글래머 누님들이 버글버글 나오는 이야기라도 좋으니까(물론 물이 축축하게 배어나오는 오빠들이 나오는 게 더 좋지만) 여하튼 예쁜이들 나오는 새작품 그려 주시라.

여하튼 완결된 것들은 감상 좀 쓰고 싶은데. 쓰고 싶은 마음뿐 현실에 옮기지 않음.


*


나카무라 아스미코 대박.
T_T

작년엔 후지타 타카미시모무라 후미로 달렸으니 올해는 나카무라 아스미코로 달립세다!!
후지타 타카미와 시모무라 후미로 내달린 것은 매우 외로운 여정이었으나
나카무라 아스미코는 분명 어딘가 동지가 있으리라 본다!

왜냐면 BL이니까! BL이니까! BL이니까! (*정확히는 BL도 그리니까)


.. .. ... .... ....... ............. 마이너지만ㅜㅠ
동급생은 한국에서도 평이 꽤 좋았으니, 분명히 어딘가 같이 내달려 줄 동지가 있으리라 봅니다.
그런데 이 작가 BL이라고 하기엔 그냥 탐미를 좋아하는 걸로 보이는군요. 그래서 좋습니다만=//=

<멜로디>는 도저히 내 취향 잡지가 아니라고 생각해 왔는데, 점점 그쪽 만화 중에 좋아하는 게 생가네요. 이것이 나이가 드는 증거란 말인가. 그래서 나는 이제 하나유메 만화가 이렇게 재미없는 건가T_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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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note.
  1. 하나유메와 멜로디는 같은 학센샤 잡지입니다. 하나유메가 10대 소녀향 대중 잡지라면, 멜로디는 20대 지향의 마이너한 느낌입니다. 제가 <멜로디>가 거북한 것은 아무래도 '누님' 만화다 보니 미묘하게 스러운 부분이 있어서인데요, 이것도 다 편견일지도. 편견인가? 여담- 사실 <루드비히 혁명>은 원래 멜로디 작품이었습니다. ... 하나유메로 옮겨가서 후반 내용이 그 지경이었니?T_T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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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6 10:27 2009/03/06 10:27
Posted by 유우

란세츠키(嵐雪記), 카타야마 슈에 대한 잡설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9/03/04 22:26

란세츠키(한국어판은 <람설기>)가 완결되었습니다.
파란만장했던 10년의 연재, 포기하지 않고 결말을 내어 준 것에 대해 감사할 따름입니다.

카타야마 슈라는 만화가의 전성기는 80년대 중후반-90년대 초였습니다.
엄청나게 메이저한 곳에 있었던 작가는 아니지만 앤솔러지 쪽에서 괜찮은 위치에 있었지요.
깡마른 소녀 같은 이미지의 작가 본인과는 다르게 성룡 영화(?)를 연상시키는 만화를 그리는 작가였는데요.(정확히는 성룡 영화에 극도의 인간 불신을 섞어 놓은 듯한 우울한 만화)

90년대 중반부터 카타야마 슈는 갑자기 그림이 섬세해지기 시작합니다. 내용도 여전히 어둡지만, 80년대에 그리던 극단적인 방향(극단적으로 어둡고 음습하거나 극단적으로 개그였던)과는 다르게 어딘가 미적지근하고 감성에 호소하는 탐미적인 방향으로 바뀌게 됩니다.
제가 처음 반한 것은 바로 이 탐미로 넘어오는 시기의 만화들입니다.
마음이 얼어서 뚝뚝 끊어질 것 같은 서늘한 단편들이 고등학생이었던 제 감수성 어딘가를 뒤흔들었던 것이겠죠.


<란세츠키>를 만난 것은 고3 때였습니다.
당시의 제 일어 실력으론 참으로 난해하고 고풍스러운 만화였지만 첫눈에 반했습니다.(얼마 후 한국어판도 나왔지요) 그런데 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갑자기 잡지사로부터 일방적인 연재 중단 고지가 떨어져, <란세츠키>는 그렇게 중도하차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란세츠키>는 결정적인 등장인물들이 거의 다 갖추어져 드디어 사건의 전모가 보이려던 중요한 시기였는데 말이죠.

당시 카타야마 슈는 <드래곤 피스트>도 같이 그리고 있었지만, 제 생각으로 애정은 이미 <란세츠키> 쪽으로 많이 기운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란세츠키>의 연재 재게는 이미 가도카와쇼텐에선 힘들어 보이는 상황이었고, 작가는 뒷편을 동인지로 내기도 했습니다. 이때 뒷부분의 콘티도 어느 정도 짰던 모양인지, 당시 홈페이지에 올렸던 콘티 그림을 몇 년 후에 실제 만화로 봤을 때는 꽤 감동적이었습니다.

카타야마 슈는 꽤 오래 슬럼프에 시달립니다. 결국 <드래곤 피스트>도 오랜 연재 중단을 겪었고요. 몇 년 후에 <드래곤 피스트>는 앞으로 딱 1년간 연재한다는 조건부로 다시 같은 잡지(wings)에서 연재를 재개하고, 부랴부랴 끝을 맺습니다. 그렇다면 <란세츠키>는?

연재 중단을 하고 2년인지 3년인지만에 타잡지에서 이 만화를 받아 주었는데, 덕분에 저도 이 잡지를 정기구독하게 되었지요. 그 잡지가 'zero-sum'입니다. 그게 2005년이니, 와- 생각 이상으로 오래 봤네요.


그런데 <란세츠키>의 제로섬 연재를 지켜보는 것은 팬으로선 굉장히 힘든 일이었습니다.
아무리 염원하던 재연재였다 하더라도, 이미 오래도록 중단되어 흐름은 끊길대로 끊긴 상태였습니다.
아쉽지만 제로섬 내에서 인기도 그다지 많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첫 화 외엔 권두 컬러는 한 번도 없었으니까요.

<란세츠키>를 보는 것은 카타야마 슈라는 작가의 하향선을 주욱 지켜보는 것과 같았습니다.
뒤로 가면서 스토리의 탄력도 없어졌고, 나를 서늘하게 했던 대사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그림마저 무너졌습니다. 설마 이 작가가 그림이 무너질 거라곤 어째서인지 전 생각도 못했는데 지금은 정말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엉망이 되었습니다.


그렇더라도 마지막이라니까 마음이 복잡해지는 건 어쩔 수 없군요. 잡지를 찾으러 가는 길은 내내 울고 싶은 기분이었습니다.

<란세츠키>의 마지막은 예상했던대로.
하지만 생각보다 훨씬 평온하고 따뜻하게 끝났습니다.

처음의 설레였던 마음. 연재 중단 소식에 같이 울었던 기억. 연재 재개에 뛸 듯이 기뻤던 나날.
아쉬움과 실망. 하지만 결국은, 좋았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아름답고, 앞으로도 아름다울 거라는 믿음이 들었습니다.

작가에겐 10년 동안 수고했다, 고생했단 말보단 고맙다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만화에 대한 감상은 차후에. 마음이 좀 더 정리가 되면 그때 하겠습니다.


>완결편인 10권은 4월 말에 나온다고 합니다. 한국어판은 절대로 안 나오겠지만.
>일단 제로섬 정기구독은 중단했는데, 뒷호를 계속 사 볼지 아직 정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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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4 22:26 2009/03/04 22:26
Posted by 유우

하늘에 수놓이는 소리(架カル空ノ音) 4(완) : 긴 토리코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9/02/15 21:07


나탈리에, 당신은 자신이 무서워서 잠들지 못하는 밤을 알고 있나요.
꿈인지 현실인지 이젠 분간이 가지 않지만
눈앞에 어린아이 한 명이 있고 전 그 아일 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전 멍하니 세상에 이제 없는 어느 새를 떠올렸습니다
어느 유명한 수집가가 마지막 한 마리를 쏘아 죽여 그 새는 멸종했습니다.
수집가는 그 사실을 알고 미친 듯이 기뻐했다고 합니다.
제 눈앞의 생명이 혹시 어떤 종의 마지막 한 마리라면, 저는 기쁨과 흥분으로 떨었을까요.

나탈리에 이제 당신 곁으로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당신을 정말로 행복하게 해 드리고 싶었지만
똑똑한 당신은 분명히 제가 해 온 짓들을 깨달을 테죠.
전 그것을 견딜 수 없습니다. 전 자신이 이렇게 무서운 인간임을 몰랐습니다.
아니면 인간이야말로 정말로 무시무시한 괴물인 걸까요.

架カル空ノ音 1~4 : 吟鳥子 (エンタープレイン / 2007~2009)

시대며 장소는 불명확합니다. 분위기상 2차대전이나 그 즈음으로 생각되지만 작가 자신이 '특정한 배경은 없다'고 말하니까, 아마도 그 즈음의 분위기만 따온 것이겠죠. 심약하고 상냥한 성격의 잭은 군의관으로 전쟁에 참가하게 됩니다. 전쟁의 잔인함, 참혹함 속에 절망해서 외따로 산속에 은둔했던 잭 앞에 어느 날 이상한 소년이 나타납니다.

머리에는 깃털이 있고, 날개가 있고, 새처럼 지저귀는 소년.
잃어버린 고대 종족 '고대조인(ancient birdman)'

그가 고국에 두고 온 애인인 나탈리에에게 보낸 편지 속에 나오는 '동화'의 시작입니다.


이미 인간의 역사에선 잊힌 고대 종족인 그들의 예언자는 그들 종족의 멸망을 예언합니다.
그 예언을 거스르고 살아남으려는 그들과, 점점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 가는 탐욕스러운 인간들.

'전쟁에는 대의명분의 필요'하고, '군인에겐 아름답고 고결한 이상이 필요'하다지만, 전쟁이란 결국 빼앗기는 자와 빼앗는 자밖에는 없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동화'입니다. 이상적인 이야기지만 현실은 아니죠. 동화란 사실을 알기 때문에 아름다운 이야기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파멸의 날이 가까워진다는 예감은 있었지만, 며칠 전 드디어 신간인 4권을 받아 들고 '완결편'이란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한 종족의 역사와도 같은 이야기를 이렇게 짧게 끝내도 좋은 걸까? 남는 건 아쉬움, 또 아쉬움. 하지만 4권이라는 길진 않지만 짧지도 않은 권수에서 이야기는 깨끗하게 시작되고 끝났습니다.
4권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울음을 터뜨려야 하는 전개였지만요.

멸망해 가는 종족으로서 많은 것을 짊어져야 하는 버드맨의 아이들,
그들이 보여준 빛을 지키며 살아가야 하는 인류.
이것은 희망의 이야기이고, 동화를 믿지 않는 어른들에겐 조금은 씁쓸해지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긴 토리코의 만화가 언제나 추구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 작품만큼 순도 있는 동화를 만나기는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이야기와 만날 수 있었던 것도 또 행운이리라 생각합니다.


많은 아픔 속에서 병들어 가던 잭도 나탈리에에게 돌아갈 날이 오듯이,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무언가가 조금씩, 분명히 변해가듯이,
오늘을 사는 것이 내일에 어떠한 의미가 있음을 믿습니다.


어제의 의식으로 넌 헬로의 양자가 되었다. 나의 아들이나 마찬가지야.
그렇다면 몸을 바쳐 가르쳐 줘야지. 무엇을 위해 살고 죽어 가는지를. 내가 부모에게 그리 배운 것처럼.

생각해 보면… 우리 오랜 일족의 역사를 생각해 보면, 인간은 어린 아이 같은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 오랜 종족이 이 몸을 바쳐 가르쳐 줘야 하겠지.
이 생명을 바쳐 너희(인간)에게, 산다는 것을.

090807 추기

하늘에 수놓이는 소리 1 - 10점
진 토리코 지음/학산문화사(만화)


뒷북이지만 학산에서 한국어판이 나왔습니다. 제목도 아주 멋드러지게 <하늘에 수놓이는 소리>라고 하네요. 제목을 보니 속의 번역도 기대가 됩니다^^ 다만 작가 이름이 왜 진 토리코인지는 의문이네요. 이게 맞는데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걸까요. 일어 표기로는 ぎん(긴)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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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5 21:07 2009/02/15 21:07
Posted by 유우

The turquoise morning (「장미의 눈동자는 폭탄」중에서) : 야마시타 토모코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9/01/15 21:21

네타가 작렬하는 줄거리




'사바흐'는 아침이란 의미라고 합니다.
제목의 <The turquoise morning>은 사바흐를 의미하고, 또 푸른 눈의 제드를 의미하고, 찬란한 이 이야기 자체를 의미하는 게 아닐까 억측을 해 봅니다.

찬란한 제목과는 대조적으로 온통 먹칠과 푸석함으로 점철된 단편입니다.
새카만 프레임 안에 대사 없는 컷들.
마치 카메라가 담은 말 없는 장면들처럼. 움직임 없는 장면들처럼.

24페이지의 단편을 읽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하츠 아키코의 <9개의 밤의 문>이었습니다.
하츠 아키코 만화는 성공률이 반반인데, 그래도 나는 이 사람 만화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9개의 밤의 문>이란 단편이 있기 때문이죠. 아마도 야마시타 토모코 역시 나는 앞으로 어떤 실망을 하더라도 버릴 수는 없을 겁니다. <The turquoise morning>이 있는 한은.

이런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하츠 아키코의 <9개의 밤의 문>이 그렇고,  카타야마 슈의 <노래하는 달>이 그렇고, 우루시바라 유키의 <Mar·man>이 그렇습니다. 가끔은 한 대사, 한 장면 때문에 좋아하는 작품 같은 것도 있고요.

각자 책을 읽는 이유가 있겠지만, 제가 책(만화책이든 소설이든 전혀 엉뚱한 분야의 책이든)을 읽는 목적은 이겁니다. 마음에 남는 대사를 찾기 위해서죠. 궁극적으론 나에게 가장 맞는 문장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지만, 그런 건 정말 세상을 백만 번 살면 한 번쯤 오는 기적인지라, 여기저기서 비슷한 냄새가 나는 문장을 이리저리 굴려 보며 찾고 있습니다. 제겐 이게 바둑에서 말하는 신의 한 수(웃음!) 같은 거예요.


저는 결코 슬픈 결말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인간은 아닙니다. 오히려 꺼리는 편이죠. 하지만 아마도 절망에서 조금 빗겨난 곳, 질서에서 벗어난 곳에 있는 광기라는 이름의 행복(질서 안에 있는 사람에겐 명백히 불행으로 보이는 행복)에 매료됨이 사실입니다. 현실에선 결코 없을, 혹은 '인간'인 상태론 결코 맛볼 수 없는 황홀경에 대한 동경일 수도 있겠습니다.

첫눈에 반해서, 그토록 열망하던 사람의 죽음을 확인한 제드의 그 고통스러운 행복이 북받치는 마지막 장면은 정말 아름답지 않았나요? 이것은 '아름다운 결말'일 망정 '슬픈 결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제드가 짊어져야 할 저주도, 그 순간 사바흐의 작은 애정의 조각을 손에 넣은 것으로 충분히 상쇄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나는 절대로 살 수 없는 그런 고통스러운 삶에 대한 동경. 그런 순간이 오더라도 겁쟁이인 나는 결코 택하지 않을 길. 그러니까 동경할 수 있고,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거겠지요. 그것은 오만입니다. 그래도 나는 조금 부럽습니다. <망량의 상자>에서 누군가가 그랬듯이.


>이프리터를 '여신'이라고 했는데, 원문에도 '여귀신'이라고 나와 있듯이 사실은 '마인'이라 말해야 옳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중동의 어느 나라라고 나오지 않았지만 아프가니스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슨 사건인지 명확히 표기되지 않은 '무시무시한 사건'이 일어난 것이 2001년 9월이니까요. 누구를 미워하면 되느냐고 울부짖는 사바흐의 모습에서 문득 얼마 전에 읽은 <애도하는 사람>을 떠올렸습니다. 이 소설, 결국 나오키 상 받았더군요. 받을 거라고 생각은..했다만. 여하튼 여기서 할 소린 아니지만 수상 축하드립니다, 덴도 아라타 씨. ...그 정신병자 같은 소설 아주 매력적이었어요.

>아랍 특집으로 이걸 그렸다는 사실이 더 마음에 듭니다. 그래, 아랍엔 왕자님이니 석유 부자니 하는 녀석들만 있는 게 아니었어ㅜㅠ 정말 이제 그런 폭군에게 밑도 끝도 없이 잡혀가는 일본인(;;) 따위 싫다. 뻔하디뻔한 소재로 어딘가 약간 어긋난 이야기를 그리는 사람은 꽤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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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5 21:21 2009/01/15 21:21
Posted by 유우

프라이빗 짐나스틱스 : 후지 타마키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8/12/17 10:18

"사랑한다. 너와, 나에겐 없는 밤의 날개를."


연아 양이 너무 예뻐서 피겨 호모로 내달렸습니다.(미안하다, 연아야-.-)
프라이빗 짐나스틱스는 후지 타마키 만화 중에서도 베스트로 꼽는 작품의 하나입니다.
솔직히 처음 볼 당시는 피겨에 대해서 지식도 없고, 두 사람의 어중간한 관계가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마지막의 마지막에서 눈물을 쏙 빼 놓는 바람에 전체가 다 좋아져 버린 작품입니다.
(끝까지 피겨에 대한 이해도는 전무했지만-.-)

어쩌면 제가 좋아하는 건 '프라이빗 짐나스틱스'가 아니라 그 안에 있는 'Just so sad'란 에피소드일 수도 있습니다. 헤어지는 두 사람은 정말 눈처럼 희고 눈부셨거든요. "끝난 것 같아"라고 내뱉는 칸나의 말을 들을 때조차 세라는 너무나 반짝입니다. 고아에 학대 받고 자란 세라, 천재성을 부여받고 태어난 세라, 성질 급하고 말이 험한 세라, 그 누구보다 순수한 세라. 칸나가 세라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건 당연한 일이지요. 그런 세라는 어떤 어둠보다 깊고, 어떤 빛보다 빛나니까요.

그러니까 칸나는 세라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고, 세라를 질투할 수밖에 없었고, 세라를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약 내가 칸나였어도, 아마도 분명히 그랬을 거예요.

하지만 내가 칸나였다면 과연 세라를 다시 붙잡을 수 있었을까요.


헤어진 그해 그랑프리 우승을 거머쥔 세라. 지저분한 종이에 서툰 글씨로 칸나에게 메달을 보낸 세라.
술과 여자로 망가져 가는 세라. 그런 세라 앞에 다시 나타날 용기가, 나라면 없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 순수할 정도의 이기심, 독점욕. 처음엔 풋내 나는 소년들이었는데 어느 새 두 사람에게서 '청춘'의 냄새가 물씬납니다.



>만화책 번역에 관대해 지려고 노력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또 도끼눈으로 보게 되었나 봅니다. 번역이..촘, 그렇네요. 후-.- 그럼에도 후지 타마키가 쓰는 대사들은 반짝반짝 빛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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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7 10:18 2008/12/17 10:18
Posted by 유우

충사 10 : 우루시바라 유키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8/11/24 14:38

기다리고 기다리던 완결편이 오늘 배보다 큰 배꼽(송료)을 달고 제 손에 들어왔습니다.

마지막까지 깅코였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그대로인데, 더 무얼 말해야 할까요.


깅코의 여행은 혼자지만, 늘 누군가 그를 지탱해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야기가 건너 뛰는데 얼마 전에 [영원의 아이](덴도 아라타) 작업 노트를 번역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이 나의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는 작가의 말이 가슴에 남았습니다.
그런 식으로 충사의 세계는 사람이 산이 나무가 풀이 벌레가 짐승이 무시가 서로를 지탱해 주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모든 것이 다 꽉 차 있는 세계. 충만한 세계.

그래서 이렇게 읽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찬 거겠죠.


자세한 감상은 언제나 그렇듯이 나중에 쓸지 안 쓸지. 다시 저는 총총히 원고 보러 갑니다. 절대 내일까지 못 끝낼 것 같은데 어쩌지lll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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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4 14:38 2008/11/24 14:38
Posted by 유우

올림포스 1 : 아키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8/10/25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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オリンポス 1 : あき (一迅社 / 2008年 9月)


"신은 진실밖에 말하지 않아. 말하지 않는 진실은 있지만.
신의 말이 거짓말이었을 땐 네가 그것을 믿지 않았을 때뿐이지."

←아폴론의 대사. 올림포스란 제목답게 제우스며 포세이돈, 하데스 등이 등장합니다만 그다지 그리스 신화라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작가도 모티브만 따 왔다고 이야기하네요. 따 온 건 이름 정도가 아닐까.

신과 인간의 관계를 다루면서 조금은 배덕적인 (또 조금은 클리셰한?) 향기는 피우지만 그다지 종교적인 느낌도 없고요.
눈보신+애증이 필요할 때 추천.

전작 『우타히메』에서 그 그림, 그 소재로 명랑 만화를 그리는 걸 보고 피눈물을 흘렸던 터라 내용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처음 두 화는 명랑 만화 느낌인데. 아, 반전이!
이번에야말로 애증이다!

아아, 눈물이 멈추지 않는 느낌이란 건 이런 겁니까? 이딴 식으로 밑도 끝도 없이 주인공(인간)을 절망으로 밀어 넣고 희희낙락 중인 아폴론 기타 등등. 포세이돈이 단순 무식 바보라는 게 좀 아쉽지만 하데스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칙칙한 흑발을 휘날리며 등장. 애초에 제우스에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뭔가 분위기는 있어 보이더랍니다.

그런데 왜 난 전체적으로 천사금렵구가 떠오르는 걸까. 클리셰한 배덕의 향기 외엔 소재의 유사성은 전혀 없는데요. 아름답지만 출구가 없는 만들어진 정원이나 제우스의 모습이 조금 천금의 마지막을 생각하게 한 건지도요.

어쨌거나 엔화 오르기 전에 나와 줘서 고맙다 계속 기대해도 좋을 듯합니다.

(이미지는 아마존 재팬에서 가져와서 크기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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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타히메 : 아키 (2) [태그고리:아키]

  • * 태그고리란? 이 글에서 사용된 태그중 어떤 태그와 연결되어 있는지 알수 있는 태그.
2008/10/25 22:59 2008/10/25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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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미나시온 : 야마시타 토모코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8/10/13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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イルミナシオン :ヤマシタ トモコ (宙出版 / 2008年 8月)

  스도 키요토시 24세 남자
  바텐더
  취미 TV게임
  사람과 쉽게 사귀는 편

  누구에게도 미움받지 않음.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않음.


 세상은 나에게만 누구와도 관계를 맺어주지 않는다.
 인연을 주지 않는다. 나만 두고 나아간다.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닌데. 세상에서 나만 죽을 때까지 외톨이일 리도 없는데'

 고독이 메워지지 않는다.
 누구에게도 미움받지 않는다.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않는다.
 세상이 나를 거부한다.

 -<일루미나시온> 스도 편


눈에서 광선 나오겠습니다. 이 무슨, 울트라맨 가면을 쓴 것 같은 얼굴-.- 어머니께서 보시고 잠시 비웃으셨습니다.(..) 야마시타 누나에게 그림 예뻐지라곤 바라지 않는데(모든 캐릭터의 야쿠자스러움이 누나의 매력!) 표지가 이러니까 촘 부끄럽긴 하네요. ...

각설하고.
누나의 8월 신작인데 여기저기의 농간 때문에 10월에 받아 본 심정은 뼈 아픕니다. 다음 작품은 그냥 bk1이나 망가오를 이용할까 싶은 생각이 간절.(하지만 나의 폭주를 막아주는 저 아름다운 환율)

각오는 했지만 이번에도. 랄까, 이번엔 정말 전부 이야기가 모노톤이군요. 아주 갑갑합니다. 우정 이상 사랑 미만도 아니고, 그냥 스치고 지나치는 인연?-.- 꽤 긴 표제작은 끝내 어떤 안식도 없고, 세 사람은 엇갈리고. 말은 통하는데 마음은 통하지 않는 이 미묘함은 뭐란 말입니까. 반칙도 이런 반칙이 있나.

야마시타 누나 캐릭터 중엔 유난히 어둡고 외곬인데 (도)M이기까지한 녀석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제 생각에 이 누나 자신은 분명 도S-_- 그리고 이 누나를 좋아하는 팬은 다 M(자폭발언)

위에서 살짝 말했듯이 표제작 [일루미나시온]은 세 사람의 엇갈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각자 고독하고, 각자 상처받고, 각자 사랑하는 얘기. 그중에 개밥의 도토리 같은 스도가 참 제 타입입니다. 세상이 자길 거부한다니 사춘기냐. 이런 수치 캐릭터가 좋은 나는 나대로 부끄럽네요.

사실 표제작보다 [ばらといばらとばらばらのばらん](제목 해설 불가. 장미와 가시와 엉망진창 투당투당...? -_-;;;)가 제가 좋아하는 야마시타 토모코 만화입니다. 어느 정도 이렇게 개그페이스가 깔려야 좋거든요. 전 정말 밝고 명랑하고 바보 같은 이야기가 보고 싶은 거거든요. 야마시타 누나 그래서 좋아하는 거거든요T_T
아무래도 장르가 BL이니 자주 나오는 건 아니지만 야마시타 토모코 만화의 여자 캐릭터는 강해서 좋습니다. 남자 때문에는 울지 않지만, 우정 때문엔 울어 줄 것 같은 느낌이랄까.
굳이 BL이 아니더라도 청년지 쪽에 연재해도 꽤 괜찮을 것 같아요.(비록 옛날에 한번 실패했지만) 물론 BL 많이 나와주고 바람직한 드라마CD 많이 내주면 저는 좋습니다. 제 지갑은 웁니다.

기본 제 취향이 [장미와 가시~]라면, 숨기고 싶지만 제 본성이 좋아하는(..) 작품이라면 역시 [신의 이름은 밤] 같은 스타일일까요. 그림이 꽤 고전이다 했더니 오래전 작품인 모양. 그림만 야쿠자가 아니라 진짜 야쿠자가 나오는 능욕(?!)과 집착의 단편-.- 아무리 칙칙해도 두 사람 다 서로 좋아하는 게 느껴지니 우키우키와쿠와쿠이지 않겠습니까.

스치듯 지나치는 인연보단 낫지요. 엉엉.



> 본편이야 어찌 되었든 그 뒷이야기들이 언제나처럼 유쾌발랄이니 너무 좋습니다. 그 우울한 이야기를 이런 식으로 풀어 버리나T_T

> 작가 후기에 [죽으면 장례식도 묘도 없이 기억에서도 지워져 버리길 바라는 인종(派). 혹은 장례식 대신 생일 파티를 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함]이란 말이 있습니다. 생일 파티는 좀 그렇지만, 앞의 말들은 저도 종종 하는 생각이라. 이런 데서 무한 공감. 누나의 사고방식은 어두운 건지 유쾌한 건지 종잡을 수 없음.

> 카타가나를 기준으로 [일루미나시온]이라고 했는데, 정작 표지에는 [illumination]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음? 뭐가 말하고 싶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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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3 21:19 2008/10/13 21:19
Posted by 유우

2008년 만화 (1)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8/09/29 01:06

새로 읽기도, 리뷰 쓰기도 귀찮으니까 하는 뻘짓.
2008년에 읽은 만화 중에 몇 권 골라봤습니다. 2008년에 나온 책이 아니라, 그저 제가 2008년에 본 만화-.- 일어판 기준. 한국어판은 정확히 나왔는지 잘.. 거의 안 나왔을 것 같기도.(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외로울 리 없습니다T_T) 근래에 다시 한국어판을 보게 되었습니다. 일어판으로 사기는 좀 망설여지는 책을 몇 권 사봤는데, 역시 일어판 안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아하하! 근데 한국어판 만화책 너무 비싸요T-T
리뷰를 썼던 건 제목에 링크 걸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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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T> : 후지타 타카미


제 안의 "올해의 책"은 소설 범위에서만 고르는 게 나름의 철칙이었는데, 올해 폭풍 같은 작품과 만나지 않는 한 이 만화가 "올해의 책"이 될 것만 같은 예감. 후지타 타카미 책은 다 좋아합니다만(얼마 전에 리뷰 쓴 [붉은 군집]도 끝내줬고요;ㅁ;) [exit]는 정말 주옥같네요. 연재 예고만 살짝살짝 보니 역시 한계에 부딪혀서 갈등단계에 접어든 모양이지만. 그 청춘, 청춘, 청춘의 향연.

음악에도 밴드에도 연예계에도 관심은 없지만, 캐릭터 각자가 가진 꿈들이 마음에 와서 부딪힙니다. 좌절하고 갈망하고 망가져 가는 것들의 아름다움. ...진짜 탐미 작가는 여기 있어요T_T




<꽃과 늑대의 제국> : TEAM D.O.C(야마시타 토모미&후지타 타카미)

두 작가가 공동으로 그린 2차대전 즈음(정확히 발발 직전인지 발발 후인지 기억이 안 나네요=.=)의 독일을 배경으로, 反나치 저항조직 [백장미]에 대한 만화. 4권까지 나오고, 5권은 동인지로 나왔다는 전설의 작품입니다. 작가들 스스로 종결선언을 해서 더는 뒷권이 나올 가능성 제로. 당시 페이퍼로 예정했던 전개를 다 밝혔다는데 그런 걸 구할 수 있을 리 없습니다. 절판된 1~4권을 구하는 걸로도 저는 진을 뺐습니다. 4권까진 HLC(학센샤 레이디 코믹스)에서 나왔는데, 사실 이런 시리즈가 있단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학센샤하면 떠오르는 그 단행본 느낌과는 전혀 달라서 처음엔 같은 회사 책이라고 안 믿었습니다-.-
내용적인 면에서 좀 힘들었던 부분도 있고, 4권으로 가면 허술하게 그린 것도 티가 나서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지만. ... 아, 뭐랄까 미완결 작품에 대한 애증? 소재는 꽤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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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 - 난세열화담> 시모무라 후미


이렇게 그림과 내용이 어울리는 만화를 만나면 기운이 쭉쭉 빠집니다. 명작이란 말밖에 할 말이 없군요.
시모무라 후미 씨 작품은 그림만큼이나 멋집니다. 이런 멋진 작품을 그릴 수 있는 분이, 요즘은 그런 작품[..] 삽화만...(눈물) ...... 어울리니까 무섭지만요. 개인적으론 만화활동을 해 주셨으면 좋겠지만, 다른 일을 하고 계시니.....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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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00~Ultra Black~> 키사라기 요시노리


최근 두 달간 제 안의 최고 히트작. 정말 여기에 모에하느라 다른 데 신경을 못 쓰고 있습니다. [물의 선율]은 참 밋밋했는데, 그림도 내용도 상당히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는 작가입니다. 상업지의 오리지널은 첫 책이지요? 그런 걸 생각하면 스케일도 크고 내용도 (아직) 무리 없이 진행 중. 우려되는 건 3,4권 쯤에 후닥 끝나는 일인데, 적어도 7,8권은 나와줬으면 좋겠는 만화입니다.
제가 사심을 빼고도 진짜 괜찮은 만화예요. 근데 아무도 같이 안 좋아해 줍니다T_T 전 정말 진지하게 제가 직접 사서 주변에 뿌리는 일을 고려해 보았습니다. ... 아, 다 부질없어ㅜㅠ 드라마CD 만들기 좋아하는 제로섬에서 이것도 드라마CD나 내줬으면 좋겠네요. 나 혼자 만화보고 CD들으며 좋아하게.(.....)
아마츠키도 그런 식으로 좋아했는데 애니 방영 후 되게 미묘해요. 딱히 팬이 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고 완전 마이너도 아닌 어정쩡함. 그럴 바엔 아예 외로운 섬이 되리라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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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마음에 검은 날개> 야마시타 토모코


[주점 아키라]가 너무 재밌어서, 솔직히 처음 나왔을 땐 실망했습니다. 어느 날 다시 읽고 가슴이 저미더군요. 처음 나왔을 땐 [Touch me again] 쪽이 더 좋았던 것 같은데 말이지요.(물론 그 책도 좋아합니다) 표제작인 [사랑하는 마음에~]는 좀 장난스런 느낌도 들지만, 솔직히 주인공의 도M 성향이 저에게 직격했습니다. 주인공의 마음을 이해해 버린 이상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누구나 이런, 약간은 비정상적인 애정을 가지고 있지 않나요? 곧게 뻗지 못하고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어디선가 꺾이다 보면 이렇게 될지도. [Touch~]도 그렇고 이 작품도 결국은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이 강렬합니다. 저에겐 직격탄이에요.
[It's My Chocolate]도 귀여워요;ㅁ; 마지막에 어머님에 완전 홀랑 반함. 더불어 [주점 아키라]에 이어 [Touch~] 드라마CD 샀습니다T_T 과연 이건 작가의 취향이 훌륭한 건가요, 제작진에 올바른 마음가짐을 가진 건가요. 왜 이렇게 캐스팅을 잘한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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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높은 하늘의 소리> 긴 토리코


제목은 가제라고 해두죠. 마땅히 와 닿는 한국어 제목이 떠오르질 않습니다. 원제는 [架カル空ノ音]. 架カル가 왜 드높은이 되냐 하면, 그건 그냥 센스없는 제 마음입니다...=.=
[드높은~]은 전쟁에 피폐해진 군의와 날개가 달린 소년이 그리는 휴먼 드라마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곳에 숨어서 사는, 그러나 멸망의 시기를 눈앞에 둔 또 다른 인류. 멸망의 날을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그들과 세계를 남김없이 장악하려는 인류의 욕심이 마음 아프고, 그런 그들의 알량함을 비웃는 자연의 공포에 몸을 떨며 봐야 합니다.
긴 토리코 다른 단편은 참 미적지근한데. 이 만화는 정말 진짜 완전 초 걸작입니다T_T 아, 진짜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막 그려? 띠지의 [이마 이치코 추천!]이란 문구가 매우 걸리긴 하지만요. 이유는 그저, 제가 안 좋아하니까-_-;; 유명 작가니까 선전효과는 있으려나. 등장인물들도 하나같이 귀엽고. 족장님 완전 멋지고;ㅁ;ㅁ; 에피소드 하나하나 마음을 찢는데. 기본적으로 이 작가가 '동화같은 이야기 지향'이라 그 마음 아픈 이야기를 둥글둥글 참 따뜻하게도 그립니다. 그래서 더 나빠. 지금 3권까지 나왔어요. 언제 꼭 장황한 리뷰를 쓰고 싶었는데 계속 미루고 있던 작품. 아. 정말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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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 후지 타마키


가벼운 BL인데, 머리가 복잡할 때 읽어서 그런지 느낌이 아주 좋았어요. 선선하다고 할까. 실은 같이 도착한 작품이 꽝이라서 더 좋았던 걸지도. 금전감각이 유별난 마미야. 실제로 이런 남자 엄청 피곤하겠지만, 귀여워요. 젊고 잘생긴 부자라서 좋은 건 아니고.(콜록) 정말 어쩜 이런 생각 없는 바카플?! 가끔은 이런 것도 좋네요.

덕분에 오랜만에 후지 타마키에게 꽂혀서 [호라이즌]을 샀는데 이건 아직 못 읽었어요. 이건 또 엄청 우울한 이야기더라고요-_-;; 게다가 [시이나~]의 외전. 진짜 모르고, 그냥 제목 마음에 들어서 샀습니다;; 후지 타마키 작품은 좋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게 반반 정도예요. 느낌 자체는 아주 좋아요. 투명하고 부도덕한. 사람들은 이 작가 작품은 우정이상 BL미만 소프트라고 하는데, 전 정말 손발이 오그라들게 에로틱하다고 느껴요. 오히려 적나라한 책은 별 감흥도 없고, 좋아하지도 않아서인지 이런 은근한 것들에게 자극받는지도 모릅니다.


(그림은 [사랑하는 마음에~]만 7&Y, 나머지는 아마존 재팬에서. [꽃늑대]는 웹에 이미지 없습니다ㆀ [불사]도 작은 이미지밖에 없네요. 사진 찍는 것도 스캔하는 것도 귀찮은 한 마리)

--

번외

새삼스러워서 <충사> 9권은 뺐습니다. 하지만 정말 이것도 너무 좋았어요. 보고 울고, 또 보고 울고, 다시 봐도 울고. 아마도 완결편이 될 10권도 그렇겠죠? 이렇게 기대에 늘 부흥하는 작가도 무섭습니다. 그런데 제가 좋아하는 에피소드에는 어머니가 등장하는 이야기가 많더군요. 어..음..-_-

지난 달 제로섬에 또 예고도 없이 카야세 시키 단편이 실렸습니다. 여전히 뒤통수 때리는 단편. 근데 솔직히 이해를 못 하겠다? 뭔가 멋있다는 건 알았는데 뭐였는지 잘 모르겠네??!! 그래도 어쨌든 이 작가는 단편이 좋습니다.

기억나는 대로 작성했고, 아직 2008년이 안 끝난고로 언젠가 (2)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 워스트 작품도 좀 써볼까?(진짜 심심함) 그 전에 새로 산 책도 읽어야하고, 새로 올 책 맞이도 준비해야 하는데. 어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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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9 01:06 2008/09/29 01:06
Posted by 유우

붉은 군집(「CAPTAIN RED」 중에서) : 후지타 타카미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8/09/08 04:45

절판된 책이라 구할 수 없다고 빌빌거렸더니, 천사님이 내려와서 스캔본을 덥석 안겨주셨습니다.
정말 뭐라 감사드려야할지. 구성물은 표제작 [캡틴 레드]와 [붉은 군집] 두 작품인데요. 두 작품이 또 엄청나게 취향이 다름. 대체 언제나 이렇게 뒤죽박죽으로 작품을 구성하는 이유는 뭔가요.

[캡틴 레드]는 제목에서 풍기는 대로 해적에게 납치된 공주님들이라는(그것도 파티가 열린 성 안에서.. 해적이라기보단 괴도인가. 해적인데 다들 젊고 잘생긴 이 말도 안 되는 설정-.-) 유쾌발랄엉뚱한 연애물. 솔직히 제가 좀 쥐약인 페이스였습니다.
이런 개연성없는, 페이지가 흘러가니 반했네 하는 연애물은 좀. 근데 이게 후지타 타카미 페이스라서 뭐라고 하기도 좀. 웃기긴 웃겼습니다. 캡틴도 멋졌고요. 그보단 캡틴 레드를 잡으려고 혈안인 부사령관이 취향이었지만.(웃음)

[붉은 군집]은, 또 전형적인 후지타 타카미 페이스. 땅끝으로 파다 파다 용암과 만나서 다 녹아버릴 것 같은 우중충한 이야기. 이게 무려 [한여름 연애특집 3부작]으로 그린 거라는데. ... 아, 배경이 사막이니 덥기는 했습니다. 읽다 보니 숨이 턱턱 막혀서 몇 번 쉬어가야 했으니, 한여름 특집 맞네요.
말도 안 되는 애정행각 단편들을 보면 이 사람이랑은 역시 근본적으로 안 맞는가 싶은데, 가끔 이런 걸 던져줘서 전 정말 죽겠습니다.

이런저런 개인 취향의 편애로 표제작을 버리고 [붉은 군집]에 대한 잡담을 좀 하겠습니다.


제 연인은 벌레에게 먹혔습니다
연인을 잃은 남자는 고국을 떠나 사막을 건넙니다. 사막에서 쓰러진 그를 주운 것은 작은 여관에서 매춘을 하는 소녀, 유에. 그녀는 직설적이고 속물이지만 밝고 작고 따뜻합니다. 이윽고 그는 유에가 그저 사람의 체온을 그리워하는 여자아이란 걸 깨닫습니다. 그리고 전쟁과 인간의 욕망에 지친 그는 유에에게 안식을 기대합니다.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그의 나라. 의미 없는 많은 살생과 금지된 인체실험. 이상발현한 '사람을 먹는 벌레'. 그런 것들이 없는 작은 도시, 작은 소녀.

와아. 스토리 정리하는 걸로 가슴이 벅찹니다. 절 죽이는 설정이 저 안에 대체 몇 개가 들어 있는 거죠. 일단 세상에 지친 남자와 여자아이란 설정이 송곳으로 허벅지를 찌르며 봐야 할 만큼 좋습니다. 현실의 매매춘행위는 물론 싫어합니다만, 이런 '판타지 속 판타지적인 설정'의 매춘부에는 좀 약한데. 으음, 뭐랄까 그 소녀성이랄까, 순수함이랄까, 작고 약하지만 분명히 따뜻한 피가 흐르는 그 느낌이랄까. 안 그래도 요즘 후지 타마키 만화를 섭취한 후라 더 마음이 약해져있습니다.(후지 타마키 만화에도 이런 느낌 꽤 많지요. 여기는 거의 상대방도 비슷한 연령의 소년이나 청년이지만) 이런 게 제 안에선 일종의 판타지적인 가학성인 것 같아요.

결국 남자의 안식은 현실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 도시에도 역시 전쟁도 사람을 먹는 벌레도 시간 차가 있을 뿐 다가올 현실이었죠. 따뜻하게 웃는 유에의 미소도 그저 눈속임이었습니다.
'사람을 먹는 벌레'라는 건 일종의 기생충 같은 거라고 전 이해했는데요. 벌레는 체내에 들어가서 혈관에 알을 낳고, 유충은 내장을 먹고 자라 성충이 되면 다시 혈관에 알을 낳는 벌레라네요. 이 무슨 [7SEEDS]에 나올 법한-_-ㆀ
이런 끝까지 세상에 절망하는 엔딩도 좋습니다. 전 분명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파이긴 한데 말이죠.(사람들이 안 믿지만)

"인간이란 참 이상한 생물이야. 분명히 선악 구별을 할 줄 알면서, 태연하게 나쁜 짓을 하잖아."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는 유에. 하지만 그러니까 인간다운 거라고 고개를 끄덕이는 나. 아, 갑자기 이 귀여운 여자아이 때문에, 올 봄에 부끄럽다고 버렸던 유에라는 닉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기분이 3초간 들었습니다.

결론 : 하나유메코믹스로 나온 단편집 3권 중에선 이게 가장 마음에 듭니다. 절판된 단편집을 드디어 겐토샤에서 복간하는 모양이니 이것도 기다려도 되겠지요.(9월엔 [순정투쟁]이 발매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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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08 04:45 2008/09/08 04:45
Posted by 유우

우타히메 : 아키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8/08/01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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歌姫 : あき (リブレ出版 / 2006年12月)

"이 나라는 국왕과 우타히메(歌姫)에 의해 지켜지고 있다.
 국왕은 남자 우타히메는 여자
 남자는 나라의 중심(왕도)에서 대지를 다스리고
 여자는 주위에서 자장가로 그것을 지지한다"

100% 그림 때문에 산 책. 간만에 모험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론 읽어볼 만한 책이었습니다. 다음 작품이 나온다면 아마 체크 대상. 그럼 널리 추천할만한가 하면 그건 좀 미묘. 좋게 말하면 따뜻하고, 나쁘게 말하면 싱거움. 이야기 소재도, 캐릭터도 좋은 편이라 좀 더 전개력을 보강한다면 만사 형통?
이왕 이런 그림인데(!!) 탐미도를 높이면 적어도 저는 춤을 추고 소리지르며 좋아하겠습니다.
사실 이 작품도 소재는 완벽하다고요!?

우타히메란 것이 밤마다 노래 부르는, 특수한 힘(개개인은 굉장히 미력하지만)을 가진 혈족, 이라고 간단히 정의를 내리면 그만이지만 속사정은 좀 더 복잡합니다. 우타히메 일족이 있는 마을은 우타히메를 지키는 대신 나라의 보조를 받습니다. 대신 우타히메가 도망치거나 대가 끊기면 전원 처형. 지킨다기보단 탑에 강금해놓고 감시한다는 게 옳지요.(설마 모티브가 라푼젤이라거나-_-) 게다가 우타히메의 대가 끊기지 않게 한다는 명목으로 마을 남자들은 그녀를 취합니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에게 애정이 없지 않을까 싶은데, 여기서 결정타. 우타히메에겐 특별한 목소리와 귀가 있어서, 다른 우타히메를 구별 할 수 있습니다. 우타히메에겐 다른 우타히메들의 목소리가 똑같이 들리는 겁니다.
다시 말해 겁탈 당해서 낳은 아이의 목소리가 전대(前代) 우타히메였던 자신의 어머니와 같은 목소리란 것. 사랑했던 어머니와 똑같은 목소리를 가진 아이에게 자신의 인생을 물려줘야 한다는 것.
…… 어떻게 이 소재로 애증극이 아닌 걸 쓸 수 있단 말입니까? 어??!!

안타깝게도 이 작품은 여자로 태어난 왕과 남자로 태어난 우타히메가 낡은 제도를 바꿔간다는 교훈적인 휴먼드라마 되겠습니다. 곳곳에 한 뼘만 비켜가면 애증의 개미지옥이 지천인데, 결국 전부 피해갔습니다. 無念.

그런 의미에선 작가 본인은 굉장히 부끄러워 한, 단편 [달리카] 쪽이 제 하트에 직격. 아, 역시 이 그림엔 이런 위태로운 작품이♥♥ 뭐랄까 한 발 내딛은 수라의 고요함 같은 느낌이 카야세 시키랑 비슷하기도.

그렇다고, 전적으로 애증노선으로 가달라는 건 아니고.(가면 좋지만) 개그 센스도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특히 토마스에게 악담을 퍼붓는 카인.. "시끄러! 닥쳐 곤충"의 임팩트가 최고) 적당히 이것저것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그러니까 어서 다음 단행본도 내주세요.

>우타히메는 드라마CD로 제작 중이라기에 캐스팅을 보니. 남자인데 우타히메로 태어난 카인, 이리노 미유. 카인의 소꿉친구이자 지지자인 토마스, 미야노 마모루. 미묘하달까 제 이미지랑 완전히 달라서 되게 복잡합니다. 직접 들으면 또 새로운 느낌이라 좋을지도 모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토마스에 마모는 좀.. 좀.. 으음, 조옴...(이리노 군은 솔직히 목소리 잘 몰라서 모르겠..)

>그림 출처는 bk1. 맨 위의 설명은 토마스의 대사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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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포스 1 : 아키 (4) [태그고리:아키]

  • * 태그고리란? 이 글에서 사용된 태그중 어떤 태그와 연결되어 있는지 알수 있는 태그.
2008/08/01 18:47 2008/08/01 18:47
Posted by 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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蟲襖(충사 이십경)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8/07/15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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蟲師二十景 漆原友紀画集 蟲襖 : 漆原友紀 (講談社 / 2007年 6月)

우루시바라 유키 원화집 [무시아오]
원본의 사이즈, 종이 재질까지 그대로 살렸다는 정말 돈을 쏟아부은 화집입니다.
화집이랄까... 실제로 큰 원통입니다. 원통 안에 그림다발과 그림에 대한 약간의 설명이 곁들어진 안내책자가 들어있습니다.

정가 4800엔(세금포함) 완전예약 생산제.
라고 하지만 한국 쇼핑몰들이 여기저기 사재기를 한 덕에 처분하지 못한 이 고가의 화집을 곳곳에서 땡처리. 저는 지난 3월에 교보에서 3만원에 구입했습니다. 일본에선 프리미엄 붙고 난리났던데 정가보다 싸게 산 이 만족감//

사놓고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계속 방치플레이만 거듭하다, 드디어 휴가의 여유를 틈타 포장을 열었습니다. 20장의 일러스트를 보는데 약 2시간 가량 소요한 것 같아요. 완전히 사람의 기력을 쭉쭉 빨아들입니다.
일러스트 크기도 상당하지만, 색채가 단순해지고 있는 요즘에. 무슨 만화를 수채화로 그려? 이 누나는 왜 만화에다 아트해?! T_T

수채물감의 얼룩이며, 희미하게 보이는 섬세한 연필선이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그저 만화라고 하기는 아쉬움, 또 아쉬움.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단행본 5권 표지. 종이에 물을 뿌린 후 마르기 전에 배경부분의 채색을 했다는 괴물 같은 그림.(...)

그저 그림이 좋아서, 마음에 담은 것을 그리고 싶어 그린다는 느낌이 강렬합니다. 그런 자연스러움과 집요함이 우루시바라 유키의 매력이겠죠. 느려도 좋으니까, 계속 이 느낌으로 이 퀄리티로 보고 싶은 작가입니다.


사족) 그림 설명을 보다 깨달은 것 하나. 충사 완결 소식에 꽤 쇼크를 받으면서도, 내용이 클리셰해지기 전에 멈추는 건 현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내용의 클리셰보다 더 큰 문제는 세계관의 고정화였을지도.(아예 메이지초기로 설정해서 전기가 들어오네 마네 헛소리를 지껄인 영화의 만행을 생각하면 감독에게 원작을 읽긴했는지 묻고 싶어지지만) 어느 시대인지 어느 나라인지 알 수 없는 느낌이 충사의 매력이겠습니다만, 내용이 진행되면서 세계의 모습이 하나씩 정해지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인지도. 어쨌든 여전히 인기있는 만화를 끝내기로 정한 것에 대해서 작가도 출판사도 현명합니다. 그리고 팬으로선 아쉬움과 씁쓸함이 가득.

사족2) 무시아오(虫襖)는 흑청색을 말하나 보더군요. 그래서 통이 저런 요상한 색인건가.


(이미지는 고단샤 홈페이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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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15 23:44 2008/07/15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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暴れん坊本屋さん : 쿠제 반코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8/07/1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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暴れん坊本屋さん 1 : 久世番子 (新書館 / 2005年10月)

아는 사람은 아는, 실제로 서점알바를 겸하고 있는 만화가 쿠제 반코의 서점분투기.
안 보이길래 일본에서 처분했는 줄 알았던 책을, 박스 정리하다 발굴한 기념으로 재독. 발매 당시는 그저 웃긴 만화였건만 이걸 보고 웃을 수 없어진 현실에 잠깐 좌절. 오히려 매우 심난했습니다.


이하 마음을 울린 몇 가지 부분.


"확실히 말해서 서점 직원은 손님이 말하는 책제목을 믿지 않습니다. 60%는 틀리니까 말이지."

…… 40% 맞는 게 어디야.
그 뒤에 제목, 출판사, 저자 모르고 그저 몇 주 전 신문 광고에 나온 책, TV에 나온 책 찾는 사람 얘기가 나옵니다만. 솔직히 그런 손님 너무 많아서(하루에도 십수명...) 이젠 무섭지도 않습니다. 최근 가장 곤욕은 "오늘 아침마당에 나온 박사님이 사회자에게 준 그 책"을 찾는 사람(복수형). 불나게 인터넷 검색해서 어떤 책인지 알아냈습니다만....-_- .. .... 서평이나, 책관련 TV프로는 챙겨보려고는 합니다만, 솔직히 어디서 뭐가 터질지는 예상할 수 없는 게 세상 일.

"잘 팔리는 책과 팔고 싶은 책은 별개. 매장 담당의 딜레마입니다."

그저 눈물. 서점 직원 대부분이 책이 좋아서 이 일을 한다고 말하지만, 취미만으로 먹고 살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렇죠, 뭐.

POP에 얽힌 전설의 이야기

POP는 가끔 서점 평대에 진열 된 책들 위에 꽂혀있는 책에 대한 소개 등이 적혀있는 작은 판촉카드. 일본의 POP전설은 한국 업계에서도 알려진 이야기. 한국의 POP는 상당히 평이한 느낌이에요. 일본의 그 손으로 쓴 아기자기한 것들이 꽤나 좋았는데. ... ..... 라지만, 내가 지금 일하는 서점에서 손으로 쓴 POP 따위 거는 즉시 사장님께 사유서 제출감-_-(그리고 나는 그런 거 쓰는 재주도 없으므로, 어느 정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음;;)

뺐다 넣었다 뺐다 넣었다
"앙... 그렇게까진 안 들어가...."
뺐다 넣었다 매일매일 이 일의 반복입니다
여하튼간 책의 양이 장난이 아니라 매장이 항상 부족한 상태. 하지만 어떻게든 들어가지요. 야오이랑 마찬가지로♡

풉. 언제나 책 꽂을 자리가 없어서, 진열할 자리가 없어서 좌절과 좌절의 나날이지만 저도 반코 씨를 본받아 열심히 꽂고 빼겠습니다.


가장 나를 울린 말. [서점 직원의 작은 행복]편의 마지막 장.

아무도 없는 서점에서 책을 읽을 때

반코 씨는 일찍 출근할 때를 이야기했지만, 저는 마감할 때도 비슷한 기분입니다. 손님이 다 빠져나간 서가에 이상은 없는지 마지막 점검하며 돌아다닐 때, 이따금 자신의 발걸음에 도취됩니다. 확실히 서점에 일하면서 책이 가득한 곳에 가면 느꼈던 행복감은 더 이상 느끼기 힘들어진 부분도 있지만(너무 일상이 되어서) 정말 가끔씩 '아, 내가 책 옆에 서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럴 때는 정말 마음 한 구석이 찡해지도록 좋습니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서점(을 포함한 출판계 전반이;)은 봉급은 낮고, 일은 많은 직종이긴 하지만. 결국 다들 좋아서 하는 거니까 어쩔 수 없단 생각입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습니다. 여전히 신입티 못 벗은 상태지만.
아주 은밀하고 소박하게, 언젠가 일본 서점에서도 일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반코 씨 이야기를 보면 여기도 정말 만만치 않네요. ...랄까, 진짜 자신 없다.

그러고보니 일본 서점이라고 하면, 서가와 평대가 같이 붙어있는 게 일반적이란 느낌. 한국에도 예전엔 큰 서점에도 있었고, 지금도 작은 서점에선 그런 식의 서가가 사용되고 있지요. 그게 저에겐 꽤 로망이긴 한데, 그걸 관리하는 입장에선 장난이 아닐 것 같습니다. 일단 서가와 서가 사이 공간이 좁아지고, 평대 위치도 낮아서 책 진열하려면 허리 굽혀야 하고, 손님들이 서가에서 뺀 책들을 어지러트려 놓을 게 너무나 명백해서. 우에엑. 역시 로망은 그저 로망일 때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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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14 21:02 2008/07/14 21:02
Posted by 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