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늘 그렇듯이 멋지지만,
이번 작품은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괴물>처럼 그렇게 대단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그저 사는 게 참 힘든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이죠. 사는 게 힘들어서, 그것마저 신명으로 풀어내는 우리네 이야기요.
실은 김혜자 씨는 좋아하지 않는 배우였습니다. 그녀의 문제라기보다 사람들이 부르는
국민 엄마라는 호칭이 가식적이었기 때문이었죠. 제 눈에 그녀는 그저 배우에 불과했으니까요.
그러나 <마더>에서의 그녀는 분명히 어머니였습니다.
'국민' 엄마가 아니라 그저 자신의 아이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엄마였습니다.
나는 이런 여자의 에너지가 좋습니다. 여자 특유의 악의없는 적의 말이죠.
남자가 포악함으로 만들어져 있다면, 여자는 그 폭력을 받아들이는 적대감으로 만들어져 있는 것 같아요.
그 순수한 욕망이 저는 정말 좋습니다.
이런 감정을 어떻게 남자인 감독이 담아낼 수 있는지 평범한 저는 이해할 수가 없네요.
아무리 여성스러운 시선으로라도 남성이 담아내거나 쓰면 무언가 '뒤틀림'이 느껴지거든요. 이건 아니야, 라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런데 이 영화는 아무런 거부감도 느껴지지 않고, 시종 어둡고 축축하고 아름답습니다.
어떠한 종류의 애정이든 본질은 욕망이나 이기심 위에 피는 꽃일 뿐이죠.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것 그 외에 어떤 말로 이 영화를 수식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