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행 : 시노다 세쓰코

Under 감상의 늪/소설-소설가   Posted @2009/05/18 13:08

도피행 - 10점
시노다 세츠코 지음, 김성은 옮김/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나는 좀 더 통쾌하기를 바랐습니다.
자신의 삶만을 바라보는 남편이 시원하게 걷어 차이기를,
자신만을 바라보는 딸들이 무릎을 꿇고 사죄하기를.

하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시노다 세쓰코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저 조용히 숨이 멎었고, 자연이 되었죠. 그것은 오히려 강렬한 적의처럼 느껴졌습니다.


실은 읽는 내내 덴도 아라타의 <애도하는 사람>을 떠올렸어요. 이번에 나오키 상을 받은 그 작품이요.
덴도 아라타의 소설은 위선적이고, 시노다 세쓰코의 소설은 적대적이었습니다.

덴도 아라타의 위선이 나를 치유한 것이 사실이지만
나는 시노다 세쓰코의 적의가 더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얼마 안 되는 분량, 중간이 빠진 듯하기도 하고 우연이 너무 겹친다 싶기도 한 빠른 전개가 몇 프로인가 부족하고 아쉽지만 비린내 나는 흙 속에서 보석을 발견한 것 같아 기쁜 한 권이었습니다. 포포가 평온한 마지막을 맞이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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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8 13:08 2009/05/18 13:08
Posted by 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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