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의 모든 것 / 소년 시절 : 나카무라 아스미코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9/05/25 21:13

사용자 삽입 이미지

Jの総て 1~3 : 中村明日美子 (太田出版)
ばら色の頬のころ : 中村明日美子 (太田出版)

나카무라 아스미코의 흑역사 중 가장 밝은 역사(!) <J의 모든 것>입니다. 나카무라 아스미코는 <동급생>으로 대중에게 알려졌고, 요즘은 학센샤 쪽에서 순정 만화로도 데뷔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동급생>이라 하면 요즘 보기 드문 순수함이 아주 담백했고, 두 권이 나와 있는 순정 만화 단편집도 독특한 소재와 개그가 참 보기 편한 만화였습니다만.

사실은 이 작가, 엄청나게 마니악한 과거를 가지고 있었더랍니다.

나카무라 아스미코 흑역사에 대한 길고긴 주저리

그리고, 바로 이 <J의 모든 것>이 그로테스크 에로와 무난한 상큼함 중간에 위치한 만화입니다.
나카무라 아스미코가 어떻게 그로테스크 에로에서 상큼함으로 가는지 과정을 볼 수 있는 만화이기도 하고요.


제목대로 J라는 사람의 반생애를 다룬 이야기이고,
강하고 사랑스러운 오카마가 그리고 싶다던 기획 의도처럼 정말로 눈물나게 사랑스러운 이야기입니다.

배경은 1950년대~1960년대 초. 마릴린 먼로가 되고 싶었던 J의 이야기.
성인이 된 딸이 J에 대해 회상하는 걸로 시작하는 도입부분이 어쩐지 뉴욕뉴욕을 떠오르게 합니다.

"실은 나 엄마가 두 사람 있어."
"응? 나아 준 어머니랑 길러준 어머니?"
"아니. 나, 두 사람의 엄마로부터 태어났어. 들어줄래? 내 엄마의 이야기…"

1권은 J와 폴이 만난 10대 시절 이야기
2권은 뉴욕의 한 바에서 제법 인기있는 여장가수로 먼로의 노래를 부르는 J의 이야기
3권은 마릴린 먼로의 자살과 폴과의 재회
마지막으로 외전격인 <소년 시절(ばら色の頬のころ)>은 폴과 견원지간이자 넉넉한 친구인 모건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로, 13살의 폴과 모건의 이야기입니다. 아직 J가 그들의 삶에 등장하기 전이지요.


<뉴욕뉴욕>을 그저 BL이라고 말하기 찝찝한 것처럼, 이 책을 단순히 BL이라고 단정짓기는 조금 꺼려집니다. 우선 J라는 존재를 남성이나 여성으로 규정 지을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어릴 적부터 자신을 여자아이라고 생각해 온 J. 자신이 어머니와 다른 몸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무시하려 했던 J. 여장남자라고 따돌림을 받아도 아버지의 사랑 속에 자신의 끼를 펼치던 J. 마릴린 먼로가 되고 싶었던 J.
산업화의 파도에 밀려 실업자가 되어 알코올에 빠진 아버지에게 자신의 몸을 열고, 어머니를 미치게 한 J.

뻔뻔하도록 아름다운 J의 마음은 그런 가느다란 상처투성이입니다. 1권은 귀여운 학원물 느낌이고, 2권이 그로테스크 에로에 가까운데, 2권을 읽고 있자니 모든 상황 하나하나가 그를 갉고, 침식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3권과 외전은 제법 밝아진 나카무라 아스미코를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이 밝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흑역사 중에서도 이 작품이 돋보이는지도 모르겠네요.

이 작품의 캐릭터들은 하나하나 비겁하고 서툴지만,
동시에 모두 어딘가에서 상처 입었고 서로를 치유해 줄 따뜻함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저는 무척 마음에 들어요.

남자들의 환호성에 도취한 듯이 보인 J가 원하던 것은 결국은 자신만을 독점해 줄 누군가의 애정이고, 무언가에 대한 애정을 억압받으며(혹은 스스로 억압하며) 살아온 폴에게는 눌러왔던 자신 안의 사랑을 쏟아부을 대상이 필요했으니 두 사람은 천생연분입니다. 요는 첫사랑과 이루어진 바보 커플 이야기(웃음).
그 외 등장인물들도 모건은 말할 것도 없이, 폴의 이모나, 아더도 실은 다 너무 좋은 사람들입니다.

인간은 약하지만 강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 줍니다.
J가 가장 동경하고 되고 싶었던 마릴린 먼로의 충격적인 죽음이, J의 새로운 시작이 되는 신호탄처럼 쓰인 것은 꽤 아이러니합니다. J는 완벽한 여자는 아니었지만, 진짜 여자였던 먼로는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일까요.

"나는 네가 좋아. 그것만으로 안 돼? 그것만으론 둘이서 살아갈 이유가 되지 못하는 거야?"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글의 관련글
2009/05/25 21:13 2009/05/25 21:13
Posted by 유우
Trackback Add   http://yue.pe.kr/tt/trackback/814
  1. 우왕님의 코멘트, Posted @2010/04/06 02:50 댓글쓰기 수정/삭제
    이거 내용 좀 무서웠어요 ㅠㅠ 하지만 너무 슬프고 결말이 나름 맘에 들었어요~
    • 유우의 답변, Posted @2010/04/06 23:13 수정/삭제
      역시 동감입니다~ 해피 엔딩이 좋긴 한 것 같아요! 진흙탕 속을 헤쳐왔지만 그래도 해피엔딩인 게 마음에 들어요. J도 너무 예뻤고요^^
  2. 원서 어디서 구입하셨나요? 찾을 수가 없어요..ㅠ
    • 유우의 답변, Posted @2010/04/13 12:34 수정/삭제
      nepic에서 샀던 걸로 기억합니다. 일단 수위가 높아서 교보 등의 큰 쇼핑몰에서는 취급하지 않을 것 같네요.
  3. 우왕님의 코멘트, Posted @2010/04/22 02:22 댓글쓰기 수정/삭제
    와! 잘몰랐는데 답변달아주셨네요!ㅠㅠ 아...이거 다시보고싶은데 저는 일본어 고자고 해서 어디 볼수있는데 없을까...하고 찾고있는데 역시 없네요
    OTL아ㅠㅠ 정말 일본어를 피토하며 배워야 하는것일까요?ㅠㅠ 함 다시 찾아봐야겠네요~ 나카무라 아스미코님것들은 다 뭔가 아련하면서도 씁쓸하면서도 아리면서 달콤쌉싸름한 맛이 맴돌아요 ㅠㅠ
    • 유우의 답변, Posted @2010/04/22 07:15 수정/삭제
      정식으로 나오기에는 수위가 높아서 어려울 것 같고ㅜㅠ 원서로 보는 수밖에는 없는 작품인 것 같아요. 쌉싸름하지만 결론은 해피엔딩이라 좋습니다! 물론 더 초기 작품은 그렇지도 않지만-_-;;
      요즘의 바보 커플들의 바보 같은 이야기도 좋구요^.^
  4. 우왕님의 코멘트, Posted @2010/04/23 01:28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도요! 막 그래서 졸업생 쿠사카베 보면서 아악! 소리질렀어요 ㅠㅠ 저도 그런 남자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ㅠㅠ 사죠가 넘흐넘흐 부러웠어요 저도 음치가 된다면(아니 어쩌면 현제 그럴지도;;;)그런 남자가 다가와서 노래연습시켜준담에 사귀어 줄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요런 봄날의 고양이털같은 만화책때문에 저같은 소녀가 연애를 못하는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나카무라 아스미코님 그림이 독특하다;; 독특해;;;했지만 그런 흑역사가 있었군요 ㅋㅋㅋㅋ J의 모든것은 제가 중삼때쯤에 친구가 자기 이웃블로그에 들어가서 그분이 J이야기 라고 제목을 달고 번역해놓으신거를 보여줘서 보게 됐어요 사실 첨 그때 봤을땐 뭐여 뭐이런게 다있는겨?;;; 했지만 좀 시간이 지나서 돌이켜보니 마냥 이상한 만화로 흘리기엔 너무 현실적인 만화였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 중삼때 친구는 지금 미국으로 유학가 있는데 돌아오게 되면 J의 모든것을 번역하게 해야겠네요 ㅜ 참 제 추억의 길목에 서있는 만화중에 하나예요 사실 마냥 그로테스크라고 하기엔 따끈따끈한 맛이 있는 만화책이죠 ^^
    • 유우의 답변, Posted @2010/04/23 13:50 수정/삭제
      <동급생> 시리즈 귀엽지요!
      쿠사카베도 좋은 녀석이지만 사조도 그만큼 귀여우니까 좋은 남자를 만난 게 아닐까 싶어요. 음치라면 저도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데….(어흑)
      <동급생>의 하라 선생님은 <J의 모든 것>의 마틴이 모티브라는 것 같습니다. 듣고 보니…. 사람은 좋은데…. 다행히(?) 하라 선생님은 그 뒤 귀여운 연인이 생긴다는 외전이 또 나올 모양이에요^^ 언제나 단행본으로 엮일지.
  5. 우왕님의 코멘트, Posted @2010/04/24 01:50 댓글쓰기 수정/삭제
    아! 저도 봤어요!!! 소라와 하라 였죠?ㅠㅠ 근데 장난아닌 나이차던데요 ㅋㅋㅋ 그 어린애기를 꼬시시는 하라선생님의 마력은 사죠에게만 통하지 않는것 같네요 하라선생님 솔직히 너무 좋았어요 ㅠㅠ 사실 맨처음에는 너무 지루해서 사람하나 찔러죽일것같은 인상이라서 무서웠지만(!!) 보면서 넘흐 정들어서 중년의 미랄까 ㅠㅠ 전 당연히 쿠사카베랑 사죠는 결혼해야해! 파였지만 하라선생님 어떻게해 ㅠㅠ 하고 걱정도 했답니다 ㅋㅋ J의 모든것 내용이 가물가물해서 마틴이 누구였는지 기억이 안나네요 ㅠㅠ 아악아악 사죠도 너무 귀엽죠 :D아 동급생에 사람들은 다들 진짜 귀여워요~ 정말 애정에 핵폭탄~ㅠㅠ
    • 유우의 답변, Posted @2010/04/24 13:29 수정/삭제
      다 같이 행복해서 잘되었지요.
      마틴은 <J의 모든 것>에서, 주인'공'인 폴의 동급생이자 폴을 짝사랑하던 시장 아들입니다. 처음에 티격태격하면서 결국 두 사람을 지켜주고 도와준 인물이지요.
      외모도 비슷하지만 하라 선생님과 포지션도 비슷한 것 같아요. 그래서 하라 선생님이 행복해서 정말 다행입니다. 마틴은 좀 불쌍했거든요;
  6. 우왕님의 코멘트, Posted @2010/04/24 22:52 댓글쓰기 수정/삭제
    아~ 그애 모건 이 아니었나요?;; 아 ㅠㅠ 이젠 이름도 혼동이 ㅋㅋ 맞아요 그애 아빠 죽여서 교도소 가지 않았었나요?ㅠㅠ 장밋빛 뺨의 추억에서 어릴때 참 귀여웠죠~ ㅠㅠ 하라선생님은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좋은남자니까요 :D
    • 유우의 답변, Posted @2010/04/25 04:47 수정/삭제
      와와와왁. 제가 크게 혼동했습니다; 어디서부터 꼬인 거지.
      그 캐릭터는 모건이 맞구요. 마틴은..어디서 나온 거지; 그런 캐릭터 없습니다. 그리고 하라 선생님의 모델은 아더라는;;;(..정말 어디서 꼬여서 굳게 믿게 된 거지;) 뭐..아더나 모건이나 마틴이나.←많이 다름!!
  7. 우왕님의 코멘트, Posted @2010/04/25 13:45 댓글쓰기 수정/삭제
    아! 아더요! 그 핫도그만 먹다가 살쪄서 빼느라 힘들었다고 한 그 리타 좋아하던 남자 아닌가요? ㅠㅠ 아 진짜 모건 교도소 가서 넘 슬펐어요 제이의 정신적 지주였죠?ㅠㅠ 모건 너무 멋있고 든든한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 유우의 답변, Posted @2010/04/27 16:05 수정/삭제
      기억력 너무 좋으시다는. 저는 방금 덮은 책 주인공 이름도 잊어버리는데.
  8. 우왕님의 코멘트, Posted @2010/04/28 00:40 댓글쓰기 수정/삭제
    아눀ㅋㅋ 그렇다기보단 그당시 저한텐 그만큼 이책이 충격적이었거든요 ㅋㅋ 그당시까진 오카마라는게 있는지도 몰랐는데 제 시야를 좀 넓게 해준 책인것 같기도 해요 ㅋㅋ
    • 유우의 답변, Posted @2010/05/03 08:27 수정/삭제
      에로틱스F 계열 만화가 굉장히 강렬하긴 하죠. 다만 <코페~> 때부터 아스미코를 좋아하던 사람은 이 작품을 너무 상업적여졌다고 생각했던 모양^^; 솔직히 <코페~>나 그 외 단편들은 너무 강렬해서 전 좀 거부감이 들더군요.
  9. 우왕님의 코멘트, Posted @2010/05/05 03:14 댓글쓰기 수정/삭제
    그것도 참 결말이 이해하기 힘들다고 들었어요 단장 부인하고 같이 살게된다고 들었던것 같아요 ㅠㅠ 나카무라 아스미코씨는 결말이 어디로 흘러갈지 예측을 할수 없는 작가같아요 ㅋ
    • 유우의 답변, Posted @2010/05/11 01:48 수정/삭제
      통통 튀는 작가죠. 요즘은 일단 다 해피엔딩인 것 같아 마음 놓고 봅니다^^;
  10. 이번에 국내출판사에서 j의 모든것과 장미빛~이 정발될수도 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정발되면 정말 좋겠어요 ㅎㅎ(수위며..장면을 어떻게 처리하려는지는 모르지만!으흠) 그나저나 아스미코님 작품은 정말 볼수록 빠져드는 것 같아요^^ 코페~는 읽은날 악몽까지 꿀 정도 였지만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인 매력이 있달까..
    j의 모든것 내용을 떠올리며 감사히 읽고갑니다^^!
    • 유우의 답변, Posted @2010/06/15 20:47 수정/삭제
      반가운 소식이네요! 근데 정말 어떻게 나올지요. 19금으로 해도 한국에는 못 낼 장면도 꽤 있는데 말이죠. 약간 독하긴 해도 중독되는 맛을 가진 작가예요^^
  11. 지행님의 코멘트, Posted @2011/07/29 02:34 댓글쓰기 수정/삭제
    그로테스크 에로에 흑역사라ㅋㅋ정말로 동급생만 보면 전혀 동떨어진 작가인데 말입니다.오히려 BL쪽이 아늑하다는 느낌이에요. 코페르니쿠스의 호흡도 보고 꽤 쇼크를 먹었지요ㅋㅋ 이 작가는 BL이 주가 아닌거였군요.
    • 유우의 답변, Posted @2011/08/06 07:49 수정/삭제
      코페르니쿠스의 호흡 충격적이었죠. BL은 오히려 알콩달콩하고 소프트(?)하게 그리는 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