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탈리에, 당신은 자신이 무서워서 잠들지 못하는 밤을 알고 있나요.
꿈인지 현실인지 이젠 분간이 가지 않지만
눈앞에 어린아이 한 명이 있고 전 그 아일 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전 멍하니 세상에 이제 없는 어느 새를 떠올렸습니다
어느 유명한 수집가가 마지막 한 마리를 쏘아 죽여 그 새는 멸종했습니다.
수집가는 그 사실을 알고 미친 듯이 기뻐했다고 합니다.
제 눈앞의 생명이 혹시 어떤 종의 마지막 한 마리라면, 저는 기쁨과 흥분으로 떨었을까요.
나탈리에 이제 당신 곁으로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당신을 정말로 행복하게 해 드리고 싶었지만
똑똑한 당신은 분명히 제가 해 온 짓들을 깨달을 테죠.
전 그것을 견딜 수 없습니다. 전 자신이 이렇게 무서운 인간임을 몰랐습니다.
아니면 인간이야말로 정말로 무시무시한 괴물인 걸까요.
架カル空ノ音 1~4 : 吟鳥子 (エンタープレイン / 2007~2009)
시대며 장소는 불명확합니다. 분위기상 2차대전이나 그 즈음으로 생각되지만 작가 자신이 '특정한 배경은 없다'고 말하니까, 아마도 그 즈음의 분위기만 따온 것이겠죠. 심약하고 상냥한 성격의 잭은 군의관으로 전쟁에 참가하게 됩니다. 전쟁의 잔인함, 참혹함 속에 절망해서 외따로 산속에 은둔했던 잭 앞에 어느 날 이상한 소년이 나타납니다.
머리에는 깃털이 있고, 날개가 있고, 새처럼 지저귀는 소년.
잃어버린 고대 종족 '고대조인(ancient birdman)'
그가 고국에 두고 온 애인인 나탈리에에게 보낸 편지 속에 나오는 '동화'의 시작입니다.
이미 인간의 역사에선 잊힌 고대 종족인 그들의 예언자는 그들 종족의 멸망을 예언합니다.
그 예언을 거스르고 살아남으려는 그들과, 점점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 가는 탐욕스러운 인간들.
'전쟁에는 대의명분의 필요'하고, '군인에겐 아름답고 고결한 이상이 필요'하다지만, 전쟁이란 결국 빼앗기는 자와 빼앗는 자밖에는 없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동화'입니다. 이상적인 이야기지만 현실은 아니죠. 동화란 사실을 알기 때문에 아름다운 이야기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파멸의 날이 가까워진다는 예감은 있었지만, 며칠 전 드디어 신간인 4권을 받아 들고 '완결편'이란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한 종족의 역사와도 같은 이야기를 이렇게 짧게 끝내도 좋은 걸까? 남는 건 아쉬움, 또 아쉬움. 하지만 4권이라는 길진 않지만 짧지도 않은 권수에서 이야기는 깨끗하게 시작되고 끝났습니다.
4권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울음을 터뜨려야 하는 전개였지만요.
멸망해 가는 종족으로서 많은 것을 짊어져야 하는 버드맨의 아이들,
그들이 보여준 빛을 지키며 살아가야 하는 인류.
이것은 희망의 이야기이고, 동화를 믿지 않는 어른들에겐 조금은 씁쓸해지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긴 토리코의 만화가 언제나 추구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 작품만큼 순도 있는 동화를 만나기는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이야기와 만날 수 있었던 것도 또 행운이리라 생각합니다.
많은 아픔 속에서 병들어 가던 잭도 나탈리에에게 돌아갈 날이 오듯이,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무언가가 조금씩, 분명히 변해가듯이,
오늘을 사는 것이 내일에 어떠한 의미가 있음을 믿습니다.
어제의 의식으로 넌 헬로의 양자가 되었다. 나의 아들이나 마찬가지야.
그렇다면 몸을 바쳐 가르쳐 줘야지. 무엇을 위해 살고 죽어 가는지를. 내가 부모에게 그리 배운 것처럼.
생각해 보면… 우리 오랜 일족의 역사를 생각해 보면, 인간은 어린 아이 같은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 오랜 종족이 이 몸을 바쳐 가르쳐 줘야 하겠지.
이 생명을 바쳐 너희(인간)에게, 산다는 것을.
090807 추기
![]() | 하늘에 수놓이는 소리 1 - ![]() 진 토리코 지음/학산문화사(만화) 뒷북이지만 학산에서 한국어판이 나왔습니다. 제목도 아주 멋드러지게 <하늘에 수놓이는 소리>라고 하네요. 제목을 보니 속의 번역도 기대가 됩니다^^ 다만 작가 이름이 왜 진 토리코인지는 의문이네요. 이게 맞는데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걸까요. 일어 표기로는 ぎん(긴)입니다만. |




너무 감동받아서 4권을 기다리고있습니다-벌써 끝이라는게 좀 아쉽지만요ㅠ완결에 대한 궁금함과 아쉬움이 공존하고 있습니다ㅋ
그런데 왠지 마지막을 보게되면 많이 슬퍼질꺼 같아요, 왠지 조인들이 파멸의 날을 비켜가지 못할거 같아서요ㅠ억지스러운 전개가 되더라도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는데 위에 써놓으신걸 보니 왠지 아닐거 같기도 하고...4권이 얼른 나와야할텐데 말이죠ㅎ그래도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조인들의 모습이 참 마음에 남는거 같습니다. 캐릭터들도 다 마음에 들고 말이죠~
그림체도 마음에 들고 참 많은것을 깨닫게 해주는 만화였던것 같습니다.(특히 전쟁은 참 슬퍼요ㅠ) 작가분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싶네요^^
이게 반응이 좀 있어야 다른 것도 나올 텐데. 몇 달 전에 일본에서 나온 신간도 시대물이라 걱정되었는데 막상 읽어 보니 아주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