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 - 난세열화담 : 시모무라 후미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8/05/25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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仏師―乱世烈火譚 : 下村富美 (小学館 / 1999年 9月)


전란의 시대. 국경에 있는 작은 나라에 야토라는 여자가 영주의 부인으로 온다. 그녀 자신의 잔인함과, 그녀가 시집갔던 나라들이 모두 멸망했던 이력 탓에 사람들은 "사신"이라 불렀다.
그런 그녀를 본 불사(仏師:불상을 만드는 사람) 오비토는 그녀의 얼굴로 불상을 만들고 싶다 청한다.


"내 어미여. 조각하는 것은 묻는 것이다. 조각하는 것은 사는 것이다. 신에 묻고, 부처에게 묻고, 나 자신에게, 당신에게, 그것에게. 묻고 또 묻는 것이다."


시기는 전국시대 쯤. 날때부터 전란의 과업을 짊어지고 태어난 오비토의 투명할 정도로 순수한 영혼의 물음이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대체 무슨 뜻인지 안 읽은 사람은 모르겠지.(읽은 사람도 전혀 동의할 것 같지 않음)

거의 코노하라 여사 삽화가 특집기간입니다. 이번엔 [흡혈귀와 유쾌한 친구들] 삽화를 맡으셨던 시모무라 후미 씨의 옛날 단편. 절판된 책인지라 중고로 구입했습니다.
시모무라 씨의 그림은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보니 더욱 야마다 화백과 닮았네요. 다른 점이라면 야마다 화백은 여자랑 꼬마에 힘을 기울이는데 비해, 시모무라 씨는 성인남자가 멋지다는 점입니다♥ 어쨌거나 쇼각칸의 플라워 코믹이란 순정잡지에는 확실히 어울리지 않는 화풍-.- 순정만화 같은 맛은 전혀 없지만, 덕분에 저는 알러지를 일으키지 않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답니다.
내용 자체는 추상적이고 무겁지만, 글의 양이 많지 않아서 읽기에 부담없습니다. 그 얼마 안 되는 대사가 사투리+사극용이라 익숙하지 않으면 좀 당황할지도.(일단 후리가나는 전부 달려있습니다)

야토 히메는 기가 세고, 인간적으로 결함이 있는 여자입니다. 딱 제 취향이죠.
어째서 나는 이렇게 나쁜 여자가 귀여운지ㆀ 어쨌거나 잔인하기만 한 것 같은 그녀도 남자들의 꿈에 대한 희생자니까요.
자신의 꿈을 위해 나라를 불태우고, 딸과 여동생들을 전략의 도구로 삼던 그런 시대의 이야기입니다.
사랑하는 이를 죽게 하거나, 혹은 스스로 죽여야 하는, 그런 비정도 시간이 흐르면 '그 시대의 정취(로맨스)'가 되니 아이러니입니다.

여하튼, 여럿 죽어나가는 이야기지만, 어둡다는 느낌보다는 아름답다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네요.
오비토가 그 큰 덩치로 더듬으면서 말하는 게 정말 귀여웠습니다. 그저 태어났다는 것만으로 세상에 비난받고, 자신 탓에 어머니마저 마을의 따돌림을 받았지만, 그에게서 사라지지 않았던 그 상냥함과 어수룩함이. 불상을 만들 때의 신에 홀린 것 같은 열정이, 모두 아름다웠습니다.

묻기 위해 불상을 만든다고 하지만, 그는 이미 원했던 답을 찾은 것 같으니, 읽고 나서도 마음이 후련합니다.

(그림 출처 : 아마존 재팬)


"오비토, 내 불행은 내 것이다. 네 괴로움은 네 것이다. 이 배에서 밖으로 나온 그 이후는, 사는 것도 죽는 것도 너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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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5 00:33 2008/05/25 00:33
Posted by 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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