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T 1~11 : 후지타 타카미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8/05/24 23:32

이렇게나 멋진 무명 밴드

90년대 초반에 학센샤 3권까지, 90년대 중후반 소니매거진에서 재판 6권까지, 그 후 겐토샤에서 재판. 현재 웹코믹 스피카에 연재, 올해 11권이 나왔습니다.
후지타 타카미의 대표작 [EXIT] 한국어판은 학산에서 10권까지. 지금은 절판.
출판력이 화려합니다만, 여하튼 다소의 신경을 쓰며 구하기는 무난한 책입니다. 아마도. 한국어판은.. .. 글쎄, 어느 취향 이상한 책방 구석에 있을지도.

내용은 간단합니다. VANCA라는 밴드의 성공기. 성장청춘드라마?
그렇게 말하기도 참 미묘한 색깔의 만화. 저에게는 오히려 이 이야기의 주제가 "한계라는 것"이 아닐까 싶었어요.
재능의 한계. 위치의 한계. 체력의 한계. 정신의 한계.
어떤 이는 한계와 만나면 벽이 있는 앞이 아닌 위로 방향을 바꾸어 나아가고, 어떤 이는 그 자리에 주저앉기도 합니다. 희망이 되는 한계도 있고, 정말로 끝까지 와버린 한계도 있기 마련이지요. [EXIT]는 그런 여러 한계에서 발버둥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단→상단 좌측부터→우측 순으로 나열되어 있습니다.

1권 : 사와구치 타쿠야 (VANCA 보컬. 작사. 리더) 주인공다운 난폭함(?). 솔직. 단순?
2권 : 봉카와나이 오오시코치 (VANCA 기타. 작곡 및 프로듀싱) 통칭 봉쨩. 쿨. 건조. 하지만 승부욕은 절정.
3권 : 카가미 마사미 (VANCA 베이스) 극소심. 이지메 캐라. 그러나 베이스를 들고 무대에 서면 180도 변신.
4권 : 쿠리하라 신지 (VANCA 드럼) 온화. 처자 딸린 유부남. 얼굴에 비해 (실은) 꽤 젊음. 20대?
5권 : 타치바나 히나코. 타쿠야의 여자친구. 동거 중. 박정함에 익숙. 여려보이지만, 강한 성격.
6권 : 센고쿠(가브리엘) & 우사미(프랑시스) VANCA가 데뷔전부터 신세지고 있는 사람들. 일단 이 사람들도 밴드인데, 지금은 밴드로서보단 VANCA가 외상으로 밥을 얻어먹는 식당의 주인, 내지는 의상협찬자. 상당히 독특한 사람들이라 말로 표현불가.
7권 : 이슈. 통칭 캔디 쨩. 음악잡지 기자. VANCA 데뷔 초부터의 지지자. 유하지만 완고. 현재 프리랜서.
8권 : 아사이. VANCA 소속사 리프의 사장. 타쿠야를 고등학교 때부터 지켜보고 기다린 불굴의 남자. 신인발굴이 특기(취미?) 미묘한 의미로 나쁜 사람.(웃음)
9권 : 유즈루. 타쿠야 고향 후배. 추정나이 15세. 제멋대로. 가수지망. 중학교 졸업 후 행방불명. 조만간 타쿠야를 위협하는 보컬이 될 듯도?
10권 : 유텐지 료이치. 음악평론가. 쓴소리 제왕. 하지만 꽤 좋은 사람, 아마.
11권 : 타카나시 유키. 인기있는 아이돌 가수. 이외로 털털한 성격. 곡에 대한 스캔들로 활동중단. 재기 준비 중. 봉 쨩과는 미묘한 관계.



밴드 만화라면, 화려한 연애 스캔들이나 라이벌과의 치열(혹은 비열?)한 경쟁이 따라붙기 마련.
이란 건 역시 내 편견이었나? 어라?

그래도 분명, 연애 이야기도 조금 있고, 라이벌처럼 나오는 밴드도 있지만. 실상 연애는 투닥거리기 이전에 이미 안정노선에 접어들은 상태에서 시작했고,(랄까 연애보단 밴드?) 라이벌이라고 부르기도 황송할 정도로 상대 밴드가 너무 톱클래스라서 둘은 아예 마주치지도 않는 그런 상태라.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 없네요. 이 만화, 굉장하네요.


후지타 타카미의 그 공백많은 그림에 느릿느릿한 진행 속도에. 20년 가까이 연재 중이지만, 여전히 카메라에 경직하는 새내기 밴드(일단 나온 앨범 수야 꽤 되지만;)라니, 이래도 되는 건가 싶은데. 그럼에도 그 엄청나게 서서히 진행되는 변화가 확실히 눈에 보여서 사람을 흥분하게 합니다.

언젠가 책을 읽다가 먹는 이야기가 나오면 같은 음식이 먹고 싶어져서 곤란하단 이야길 한 적이 있는데, 이 만화는 보고 있지만 음악이 듣고 싶어져요. 대체 어떤 노래를 부르고 있는 건지, 눈으로 듣는 것으론 부족해서 진짜 귀로 들을 수 있는 음악이 몹시 듣고 싶어지는 겁니다. 책을 읽으면서 듣기는 거슬리는 시끄러운 음악, 때로는 가만히 한숨을 내뱉게 하는 그런 음악들.

이 이야기가 굉장한 건 단지 VANCA의 이야기만 진행되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네 사람을 둘러 싼 사람들의 성장, 그리고 쇠퇴.
9권에서 드디어 같은 무대에 선 VANCA와 ESK DUEL의 노래는 정말 일품. 그걸 보는 사람들이 눈물 콧물 흘리는 장면이 '이런 오버가 필요한가' 싶은데, 문제는 나도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다는 사실이네요. 진짜 어쩜 이렇게 멋질 수가 있나. 내용 안에선 대부분이 니이나(ESK DUEL) 멋있다, 근데 옆에 있던 그 신인가수(?)도 신경쓰여, 란 식의 반응인데. 독자의 입장에서 VANCA를 메인으로 보던 저는, 타쿠야 멋지다 근데 니이나도 완전 감동T_T ←이런 상태였습니다.

처음에 상징처럼 나왔을 땐, 저 긴 머리 밥맛- 이란 느낌이었는데 말이죠. 아하하! 이젠 왜들 그렇게 니이나에 열광하는지 공감도 무한 상승 중.

성장해가는 VANCA를 둘러 싼 사람들의 열기, 무너져 가는 ESK DUEL을 둘러 싼 사람들의 적막. 어느 쪽도 정신 건강에 좋지는 않습니다.


이미 충분히 길지만 더 길어져서 접습니다. 마음에 들었던 대사들 모음.






>연재분 이야기. '08년 5월호에서 드디어 1위를 노려보겠다고 선언한 반카. .. .. 아무리 그래도, 난 이 잡지까진 손대지 않을.... 자신이 없다lllorz 어차피 넷잡지인데, 그냥 구독할까? 응... ...으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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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4 23:32 2008/05/24 23:32
Posted by 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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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lyu님의 코멘트, Posted @2008/05/25 11:47 댓글쓰기 수정/삭제
    나도 이만화 좋아>.<..라지만 그간 잊고있었다;;;아직도 완결이 안났단 말이냐lllorz
    정말 어딘가에선 구할 수 있는거야?;ㅁ;
    • 유우의 답변, Posted @2008/05/25 23:47 수정/삭제
      어쩐지 엘양이라면 알 거라고 생각했어!(덥썩) 텀이 너무 길긴하지. 그래도 아직 그리고 있는 게 어디야. 중간에 어디론가 증발하지 않은 게 어디야T-T
      내가 서른 전에 완결 못 볼 것 같은 만화에 하나 추가.
  2. 지나가는사람님의 코멘트, Posted @2008/07/13 17:19 댓글쓰기 수정/삭제
    오오. 엑시트를 아시는 분을 발견_+!! 전 한국번역판으로 10권까지 있답니다 -_ㅜ
    유우님은 일본판으로 가지고 계시다니 무척이나 부럽습니다!!
    ㅎㅎ
    • 유우의 답변, Posted @2008/07/15 03:35 수정/삭제
      일어판으로 산 건 번역판을 구할 수가 없어서;;
      결과적으론 대만족이었습니다. 그래도 번역판도 한 번 보고 싶어요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