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청나게 고민하다 그냥 '카도르토'라고 적었어요.
'카돌트'일까 싶긴 했는데, 도대체 원발음이 어떤 이름인지 저로선 알 길이 없어 쓰여있는 글자가 원발음이다, 이건 어느 나라 말도 아니고 일본말이잖아! ...라며 혼자 폭발했습니다. 긴 토리코 씨 만화 제목은 저에게 언제나 번역할 수 없는 난해함을 남깁니다.(..)
이 이야기는 2006년에 나온 단행본 [한 사람의 왕에게 바치는 완구]에도 실렸던(걸로 기억하는;;) 단편 [사이 카도르토], 그 뒷이야기라고 하면 될까요.(실은 거기에 실렸던 그 이야기도 다시 실려있습니다만^^;)
사실 이 작품은 긴 토리코 작품 중엔 그다지 끌리는 이야기는 아니었기 때문에, 시리즈화 된다는 말에 별 감흥을 못 느끼긴 했습니다. 한 권으로 된 이야기로 다시 읽자니 역시 에피소드 별로 반반의 감정이 뒤섞입니다.
그래도 마지막의 가장 긴 이야기가 마음에 드니 별점을 매긴다면 두둑하게 줘야겠단 결론.
▶ "사슬의 나라"에는 신이 없다. 그들은 모든 죄의 연쇄를 믿고, 그것을 끊고자 노력한다.
스스로 사슬을 몸에 감고, 바로 그 죄의 "연쇄"를 체현하며 날마다 수양하고 빈민을 구제하고, 그들에게 설교를 베푸는 관리─그것이 "사이(鎖衣)"이다.
[사이 카도르토]는 제목 그대로 사이인 카도르토와 그를 보호하는 기사 라단의 이야기입니다. "사슬의 나라"는 어찌보면 법치국가이고, 어찌보면 그 "사슬의 연쇄"자체가 하나의 신앙인 나라입니다. 그걸 정작 사슬의 연쇄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이야기 속엔 '사슬의 나라'와 대비되는 '물의 나라'가 나옵니다. 물의 신의 분노를 두려워하고 무녀에 의해 지탱되는, 신에 대한 한치의 의심도 없는 사람들.
물의 나라의 여왕이 쿠데타에 의해 살해당하고, 내전이 계속되자 그 나라 국민은 사슬의 나라에 흘러들어옵니다. 그들을 이끄는 작은 소녀.
사슬의 나라의 신관과 물의 나라의 무녀, 이 두 사람의 구도가 마음에 듭니다. 결국 어떤 식으로든 대화가 통하지 않는 두 사람은, 그러나 둘 다 고결해 보입니다.
신이 함께 있다는 난민과, 신이 없는 나라의 고독, 어떤 게 옳다곤 누구도 섣불리 말할 자격은 없습니다.
저는 어느 쪽이냐하면, 역시 후자입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고독하다고 말하는 쪽입니다.
그건 그거대로 운치있지 않습니까. 누구도 함께해주지 않아도, 기적이 일어나지 않아도, 고뇌하고 몸부림치고 외로움에 무너지는 때도 있는 게 인간으로 태어난 권리라고, 허세를 부려봅니다.
할렘출신의 기사 라단. 눈앞에서 아버지가 처형당하는 걸 보며 신은 없다고 울부짖던 작은 아이의 고독은, 신이 없어도 그래도 보상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를 상처입힌 인간에 의해서 말이죠.
그리고 "돈도 신도 없는" 그에겐 카도르토(사이)가 있습니다. 사슬로 이어진 건 죄의 연쇄만이 아닌, 하나의 고독한 인간과 또 고독한 인간 사이 역시 잇고 있다고 말이죠.
미묘한 종교적인 이야기라, 작가의 종교적 성향에 대한 문의가 여럿 왔다고 합니다만(ㆀ), 결국 중요한 건 신이 있고 없고, 무엇을 믿건 말건이 아니라 '나와 네가 있다. 그걸로 충분히 행복하다.'식의 메시지가 아닐는지요. 긴 토리코 만화다운 가슴이 조금 따뜻해지는 이야깁니다. 감상은 두서없습니다만.
(이미지출처 : 7&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