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바다 미궁의 기슭 : 오노 후유미

Under 감상의 늪/소설-소설가   Posted @2007/09/12 00:15

타이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도남의 날개]와 함께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15세 미만의 아이가 주인공인 이야기는 만화도 소설도 좋아하지 않습니다.(여기의 타이키는 관심 밖이지만, [마성의 아이]의 타카사토는 좋아합니다. 타이키에게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원인엔 애니도 크게 한몫했습니다.) 요즘은 그 연령이 점점 높아져 가서 좀 고민입니다.(소설은 고등학생이 주인공이어도 화가 나더라고요..._-_ 판타지에선 연령이 그다지 중요하진 않지만, 학원물은 더 이상 손댈 수 없는 장르가 되고 있습니다)
뭐, 그런데. 갑자기 이 이야기가 술술 읽히기에 다시 읽어봤습니다.

[화서의 유몽]이란 무시무시하 이야기가 있지만, 전 이 이야기도 그에 못지않은 공포요소가 가득해 보입니다. 읽을 때마다 소름이 끼쳐요. 타카사토가 그렇게 그리워하던 어머니를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는 미래에 무참히 살해할 걸 생각하면 무섭습니다.(직접 손을 댄 것도, 죽이려는 의사도 그에게는 없었지만 말입니다) 또, 어린 타이키에게 한 없이 상냥했던 리사이가, 역시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는 미래엔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돼서, 타국의 왕조를 짓밟으려고 시도한다는 사실이 무섭습니다.

지나친 비약일 수도 있지만, 그걸 보면 결국 어떤 현명한 사람(왕)도 황폐해지는 날이 온다는 걸 모른 체 할 수 없어집니다. 십이국기는 단순히 이세계에 대한 공포를 다룬 호러라기보단, 역시 이런 종류의 (오노 후유미의 호러소설에 늘 나오는) 인간 자체에 대한 공포를 다룬 게 아닐지요.


그나저나 쓸모없는 기린의 대명사(웃음) 케이키말입니다. 기수로서는 꽤 쓸모가 있지 않습니까. 다른 도움이 안 되니 몸으로라도 때워라 이건가 -.- 요코 님이 종종 애용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시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 케이키의 대사 중에.

"설령 그 인물을 미워하더라도 기린은 거기에 저항할 수 없습니다."
"왕의 곁에 있는 게 기쁘지 않는 기린은 없고, 왕과 헤어지는 게 괴롭지 않은 기린도 없습니다."


라는 말들. 이것도 무섭지 않습니까. 애증이 오싹오싹해서 무서울 정도로 감동적입니다. 기린, 이 부끄러운 동물 같으니;ㅁ; 저 말을 보니 왜 자꾸 밋쨩의 순국스토리가 떠오르는지요;
기린마다 왕에게 받는 느낌이 다른데, 왕에게 '증오'를 느끼는 기린이 있다면 그건 그거대로 재밌겠습니다. .... 아니, [화서의 유몽]이 재현될까 무섭긴 합니다.


교소우의 조잔함(...)은 보면 볼수록 정말 귀엽네요. '공(公)'이라고 부르며 깍듯이 대하다가, 왕으로 지명되니까 바로 '오마에(お前)'래;; 너무 허물없으시다. 그게 매력이라면 매력이겠습니다;;;; 지금 어디서 뭘 하고 계시려나. 아하하하하......(먼산)


제 안의 십이국기는 사실 안국에서 시작되고 안국에서 끝나므로, 역시나 이 이야기를 보면서도 엔키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안국에로가 보고 싶다고 발작을 일으키거나-.-; 슈코우가 반역을 저지르면 진짜 재밌겠다고 생각하거나-.-;;;;(안국의 현 왕조는 신하가 있는 이상 멸망하지 않을 것 같지만, 바꿔 말하면 신하 쪽이 무너지면 급격히 무너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이 변한다면 '그' 슈코우도 변할 날이 올 거란 망상이 정말 오싹오싹할 정도로 무섭고 좋단 말입니다.)
마음 같아선 오노 후유미 작품 전권 재독 따위도 해보고 싶지만, 달리 읽을 책도 많으니 책장에 고이 꽂아두는 편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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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2 00:15 2007/09/12 00:15
Posted by 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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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루시엔님의 코멘트, Posted @2007/09/12 23:37 댓글쓰기 수정/삭제
    교소우는 꼭 식물인간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신선에게 그런 게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지만...이것도 저것도 일단 주상께서 뭐라도 써 주셔야;

    단편집까지 나오고, 더이상 할 말은 없다고 배째신 상태신 것 같으니 좌절중입니다.
    아니 주상, 그래도 류국 이야기는 한번 써주셔야죠! 이렇게 복선만 깔아두고!!

    사실 제 안에서도 케이키는 츤츤츤츤츤츤츤츤츤....데레...정도일까요.
    잊고 있었지만, 1권에서의 츤츤츤은 정말 감동적일 정도입니다.
    그 주종은 왠지 중매로 결혼한 부부;;같아서....
    • 식물인간... 너무 있을 법해요;;; 그거 좋네요(각혈)
      류국도 끝내 미스터리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일단 대국을 어떻게든 해 줬으면 좋겠어요. 이제 점점 욕심이 없어집니다T_T 그냥 뒷권이 뭐라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케이키의 초반 츤츤은 정말 후반의 바보짓(..)을 돋보이는 아름다운 츤츤이지요. 케이키의 민폐짓은 정말 좋아요. 보면 볼 수록 귀엽습니다.
      중매결혼은 최고의 비유십니다T_T
  2. 유양 그럼 순국 써주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