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하게 울리는 하늘에 생명의 소리는 없었다. 바위도 눈도 조그만 풀이끼도 얼어 있었다. 지구는 따뜻한 별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생명이 사라지는 것이야말로 여기서는 자연이며 살아 있는 자야말로 고독이었다.
-다카무라 가오루 <마크스의 산> 2권 p.312, 고려원미디어, 1995, 홍영의 역
추리니 형사니 하기보다, 이건 차라리 치열한 러브 스토리였습니다. 이렇게 격정적인 연애물을 읽은 것은 오랜만이네요. 마음이 고동치고 눈물이 펑펑 쏟아져서 마지막 몇 페이지를 남겨두고 잠시 쉬어야 했습니다. 그가 마크스였는지, 미즈사와였는지 알 수 없지만 나로서 한 가지 알 수 있는 게 있었습니다. 마크스도 미즈사와도, 마치코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마치코에 대해선 처음엔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했고, 남자 옆에 그저 존재할 뿐인 힘 없는 여자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고다가 <한없이 상냥하고 고귀한, 아름다운 얼굴>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나중에 그녀는 너무나 컸고, 또 고독해 보입니다. 그녀가 마치 돌을 맞는 마리아처럼 보였다고 하면 과장일까요.
끔찍했던 어린 시절에서 성장이 멈춰버린 듯한 마크스의 여린 뇌를 생각하고, 그 안에 어둠과 마치코라는 여자의 빛과 그들의 고독을 생각합니다. 그들은 과연 그 새벽의 빛을 발견했을까. 남은 것은 마크스의 격정을 조용히 삼켜버린 산뿐입니다.
다카무라 가오루는 의도적으로 연애관계를 피하는 오노 후유미와는 완전히 다른 타입의 작갑니다. 오노 후유미가 자신의 캐릭터를 연애관계로 빠트리지 않는 점이 좋은 것처럼, 다카무라 가오루의 온통 끈적끈적한 점도 좋아요. <리오우>가 특수한가 했더니 <마크스의 산>도 그렇군요.
아무리봐도 다카무라 여사에게선 무지막지 부녀의 냄새가 풍기는데 말이지요-.-(의도한 바가 아닌 천성적인 거라면 이게 바로 신의 손? 콜록콜록) 개인적으론 무척 불순한 의도로 책을 들었던 나로선 등장 횟수가 손에 꼽지도 못할 정도인 가노에게 안타까워하고, 주인공인데도 역시 등장이 많다고 볼 수 없는 고다도 그렇고 진짜 두 사람이 친군지 의문이 들 정도로 두 사람 컷이 없다는 것에 속터져하며 그래도 간간히 내비치는 이상야릇한 공기에 망상의 나래를 막을 길이 없습니다. 아, 진짜 고다 이 쪼다 같은 놈;ㅁ;(애정발언입니다)
자신의 절친한 친구와 친여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았던 가노의 심정을 생각하고 고다에게 달려가서 박치기라도 해줘야 시원할 것 같은데.(그냥 바빠서 못 간 걸 수도 있지만;) 두 사람이 어떻게 되는지 너무나 궁금해서 <레이디 조커> 마지막장을 훔쳐보고 단말마를 질렀습니다. 이런 동인지 같으니;ㅁ;ㅁ;ㅁ; 고다는 계속 쪼다(..) 같은 모양이라 어쩐지 안심하고 있습니다.
7계의 다른 사람들도 좋은데, 특히 별명들 센스가;; 고다의 파트너 별명이 모리 란마루. 거기에 바람의 마타사부로니 페코 씨니, 지하철에서 읽다가 구를 뻔했습니다. 7계시리즈라고 단행본 미발표작인 일련의 연재작이 있는 모양인데 이걸 또 어디서 구한단 말입니까. 옥션에도 없고, 올라와도 초고가인 모양인데 말입니다;ㅁ; 또 프리미엄의 늪에 빠져야 한단 말인가....lllorz
여타의 형사물도 그렇듯이 읽고 나서 무지 찝찝하고, 그 찝찝함이 좋습니다. 어서 <조감>도 읽어야지요.


다카무라 카오루씨의 책이 번역되서 나왔었군요..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것보단 리오우말고는 있을줄 몰랐어요..;)
다카무라 가오루라고 검색하면 나옵니다. 단지 절판되어서 도서관 밖에 의지할 곳이 없어요T_T
저는 석양 감,레이디 조커까지 읽고 일단 물러났는데 7계 시리즈 설마 구하실 생각이십니까?(번쩍!)
석양 감을 읽는 중인데, 마지막 장면에 다츠오에게 '스키야'를 외치는 고다 때문에 물 좀 뿜었습니다. 천연 마성이었던 건가요. 7계시리즈 마음만 구하고 싶습니다. 구할 수 있는 루트가 없어요T_T 돈도 없어요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