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만화. 그 것도 하나유메에서 나오는 역사물이라니, 신선하기 그지없습니다. 물론 하나유메는 제대로 된 커플만화가 없지만, 그래도 이건 '러브 스토리'가 아니라구요.
칸노 아야님 만화는 꽤 취향입니다. 하지만 무언가 부족하다고 언제나 느낍니다. 아직은 신인의 느낌이라고 할까, 스토리 전개가 빈약한 구석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빈약한 구석을 초월하고 있는 것이 이 신센구미 시리즈. 나는 여기에서 칸노님의 무한한 애정을 발견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그저 기분탓?)
지금까지 발표한 것이 4작품. 그리고 내달에 한 작품이 더 나올 예정입니다.(그 후 또 더더 나오게 된다면 저로선 기쁜 일이지요)
별책 하나또유메 03년 7월호 : 碧に還る─北走新選組─ (野村利三郎:노무라 리사부로)
하나또유메 03년 18호 : 凍鉄の花 (沖田総司:오키타 소우지)
하나또유메 03년 20호 : 凍鉄の花 (土方歳三:히지카타 토시조)
별책 하나또유메 04년 5월호 : 散る緋 (相馬主計:소마 카즈에)
별책 하나또유메 04년 7월호 : 殉白 (土方歳三:히지카타 토시조) :5월발간예정
[괄호안의 이름은 각 단편의 주인공이 되는 인물입니다]
제목이 화려합니다. 그리고 제목으로도 구분이 가능하겠지만, 별책과 본지에 실린 신센구미는 별개의 작품입니다. 별개로 읽어달라, 라고 칸노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본지에 실린 두 작품은, 뭐랄까 나에게 있어 아직 신센구미가 빛의 세계에 있을 때입니다. 이케다야사건을 기점으로, 나는 그 후의 신센구미 이야기는 정말 두렵습니다.
그런데, 이 것. 별책에 실리고 있는 이 것들은. 그 후도 한참 후.
보신전쟁(戊辰戦争)을 다루고 있습니다.
보신전쟁은, 신정부를 인정하지 못하고 항쟁하는, 신정부군과 구막부군의 내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신센구미는, 구막부의 편에서 끝까지 싸웠습니다.
북으로 패주하고 패주해서, 이윽고 에조치(지금의 홋카이도)까지 올라가 그 곳에서 정부를 세우고자 했지만, 결국 관군(신정부군)에게 항복하며 끝이 납니다.
그 낯선 북쪽 땅의 전투를 그린 것이 칸노 아야의 신센구미 시리즈입니다.(특별히 시리즈란 호칭은 없지만요)
그녀가 그리는 신센구미는 무사라는 것에 집착합니다. 나도 무사라는 것에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을 느낍니다. 가슴을 두근거리게 합니다.
집착한다고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한가지의 키워드로서 주인공은 끝없이 해답을 찾아 헤맵니다.
그리고 그 것의 형태를 나타내는 것이 선명하게 나타나는 것이 색감입니다.
두 친구, 노무라와 소마를 각각 碧와 緋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파람보다 붉음보다, 한층 더 선명한 색으로서 그들의 무사로서의 정신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동경의 대상이기도 한, 신센구미부장 히지카타 토시조. 그는 새하얗습니다.
칸노님이 그리는 히지카타는, 잠시 다른 곳에서 발췌한 이야기를 쓰겠습니다.
「히지카타 도시조」라고 해도, 실은 책과 소설에는 두 종류의 「히지카타」가 있습니다.
하나는 「검이여 타올라라」로 대표되는, 아무튼 죽을 때까지 싸움을 계속하는 투쟁본능의 화신 같은 히지카타, 그리고 또 하나는 신선조를 위해 개인감정을 죽이고 악마 역할을 떠맡으며 마음 속으로 우는 인간적인 나약함을 숨긴 히지카타(바람의 검심 4권 "등장인물 제작비화 제14화 시노모리 아오시" 중에서)
이 이야기에서 들자면 칸노님의 히지카타는, 단연 후자입니다.
부서질 듯이 미소를 짓는. 한때 오니(鬼)라고 불렸던 사람이란 게 믿어지지 않는 인간적인 매력이 풀풀 넘치는 '어머니'같은 히지카타입니다.
제 안의 히지카타와는 조금 성격이 다릅니다.(완전히 전자라고는 할 수 없지만, 두 가지의 본성이 섞여 있는 게 아닐까요. 이 까다로운 남자는.) 그러니까 처음에 봤을 때는 약간 의아해했지만 이 것도 이 것 나름대로 칸노식 신센구미, 그리고 히지카타 토시조는 즐겁습니다.
무엇보다 그녀가 그리는 히지카타의 모습은, 내가 꿈에 그리던 그 것과 완전히 닮아있습니다.(웃음)
순정만화식 신센구미. 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여성이 보기에 소화하기 쉬운 신센구미물이라고 할까요. 뭐랄까 "역사물"이라는 느낌은 굉장히 약합니다만.(역사물이라기 보단 여성향 휴먼다큐같은-웃음)
어찌되었거나 다음 순백, 도 기대됩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들도 주인공은 제각각이지만 히지카타라는 인물의 비중이 굉장했는데, 이번에야말로, 이네요.
짧은, 그러나 길고 긴 그들의 전투의 마지막에 서 있는 히지카타님.(망상의 나래)
언젠가 정식으로 연재를 하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정식연재는 역시 본지 쪽의 凍鉄の花가 좋겠다고 생각하지만.(이유는, 이게 더 연재물답기 때문입니다. 별책 쪽의 것은 단편단편인 편이 그 자체로 아름다울 듯 합니다.)
2004/04/10▶중간에 인용한 글(핑크색 부분)에서 '검이여 타올라라'라는 작품은 시바 료타로 소설 '燃えよ剣'을 뜻하는 듯 합니다. 정말 그 곳에서 鬼 그 자체로 표현되는 히지카타는 소름끼치게 멋졌습니다. 마지막에 관군들에게 포위당한 상태에서 당당하게 "신센구미 부장 히지카타 토시조"라고 이름을 대는 부분은 눈물이 철철..
2004/07/16▶그러고보니 실제로 하코다테정부군 위령비로 '碧血碑'란 게 있군요... 왠지 슬픕니다. 충의를 위해 죽은 무인의 피는 3년이 지나면 벽옥이 된다, 라는 중국의 고사가 있다고 합니다.
2004/07/16▶하나의 연출이겠습니다만. 칸노 아야 신센구미 시리즈 첫번째였던 '아오니 카에루'에서 노무라가 푸른 바다로 가라앉는 모습이 그런 碧血로 표현되는 게 인상적이어서. .. ... 아.. 역시 슬퍼졌습니다.
칸노 아야 - 신센구미 시리즈
Under 감상의 늪/만화-만화가 Posted @2004/04/1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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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 매거진 이후로 우연한 기회에 블로그를 찾아서 간간히 들르다 신선조 이야기를 늦게나마 발견하고 반가움에 그만 덧글을 달게 되었습니다^^; 신선조 만화에 대해서는 많이 알지는 못하기에 이런 작품이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칠 뻔 했네요. 칸노 아야 씨는 소울 레스큐 정도만 알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더 찾아보고 싶어졌습니다. 좋은 이야기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칸노 아야 씨의 신센구미 만화는 '北走新選組'와 '凍鉄の花', 두 권이 있습니다. 이 분이 한국에선 지명도가 있는 작가도 아니고, 내용이 일본적이라 한국에는 들어오지 않네요. 이전 작품들과는 느낌이 다른 만화들이에요. 정통적인 신센구미 만화와는 좀 다르지만 그림도 멋지고 분위기가 정말 그럴싸합니다. 히지카타가 일품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