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두사 : 이노우에 유메히토

Under 감상의 늪/소설-소설가   Posted @2005/05/31 02:54

메두사-이노우에 유메히토

델핀양의 블로그에서 글을 읽고 바로 다음날 도서관에서 빌려왔습니다. 그러나 이래저래, 나의 바쁘다는 핑계는 끝이 없어서 손도 못 댄채 반납일이 와버리고. 결국 연장신청을 해서. 더 이상 연장도 안되니까 어서 읽어야겠다고 서둘러 월요일에 책을 펼쳤습니다. 생각보다 페이지수가 꽤 되었던 점도 나에겐 약간 부담이었습니다.
어쨌거나 나는 330페이지가 넘어가면(일어판이든 한국어판이든) 먼저 부담을 가지고 손에 드는 체질입니다.

그리고 손에 든 순간부터 스스로 자신의 읽는 속도가 아닌 스피드로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문장이 흡입력이 있는 건지, 그 새 읽는 속도가 붙은 건지 잠시 고민 할 정도로.

내용은, 간단히 말하면.
스스로 시멘트를 부은 관 같은 나무틀 속에 들어가 자살한 소설가 후지 요조. 남긴 것은 '메두사를 보았다'란 메모 뿐. 주인공은 후지 요조의 딸인 나나코의 약혼자로, 후지 요조 소설의 팬이기도 합니다. 그가 이 괴이한 자살방법을 택한 후지 요조가 남긴 메모의 뜻과 죽기 전에 집필한 소설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이야기. 입니다.

단 한순간도 지루할 새 없이, 마지막까지 완벽하게 읽고 나서 나는 지금 흥분 중입니다.
재밌습니다. 그냥 재밌다고 해선 전해지지 않을 것 같은 감정이 두근두근 솟구치고 있습니다.
델핀양도 말했듯이 후반부가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당했다'란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나는 후반부의 주인공이 하는 행동을 모조리 답습하고 있었습니다.

(이하 네타가 있어서 감춥니다. 책을 읽으신 후 보시고 같이 공감해주시면 기쁘겠습니다.)



'메두사'란 소재도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꽤 집착하는 여자이기도 합니다.
한 때 포세이돈의 애인이었던 아름다운 여자.
추악한 몰골에 머리카락은 뱀이 되어 그 얼굴을 보는 사람을 돌로 만드는 괴물.
정신분석학에서 메두사란 '아들을 사랑할 위험이 큰 어머니''자식에게 성적 요구를 가하는 여성의 상징'이란 해석이 있다고 합니다.

제가 좋아할 만한 요소는 모조리 갖춘 여자가 바로 메두사인 것입니다.
(사족이지만 제가 가진 '인어'의 이미지는 바로 메두사가 모태입니다. 모 인어공주 패러디물ㆀ의 마녀도 실은 자신도 알게모르게 내가 가진 메두사의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다의 왕과 내연의 관계라는 등의 부분부터 말이죠.)


단순히 제목에 이끌린 변덕에 책을 집어 들었을 지언정. 정말 오랜만에 읽고 나서 뿌듯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세상엔 꼬인 사람이 참 많아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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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31 02:54 2005/05/31 02:54
Posted by 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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